(주)대용노조, 노동통제 강화수단에 제동
‘도난 및 무단침입방지’ 등을 명분으로 노동현장에 설치되고 있는 ‘기술적 수단에 의한 감시도구’에 맞서 한 노동조합이 파업으로 맞서고 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주)대용노동조합(위원장 박성준)이 첨단 감시도구인 CCTV 폐쇄를 요구하며 지난 28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주)대용 노조는 지난 7월 22일 민주노총 주최 ‘10만 조합원 상경투쟁’에 참가한 사이에 노조와 협의 없이 작업장에 설치한 6대의 CCTV 철거를 요구했으나, (주)대용(대표이사 정희철)이 응하지 않자 파업에 들어간 것. (주)대용노조는 “사측이 CCTV 철거를 요구하는 전북지역의 민주세력까지 ‘회사를 용훼하는 무리’라고 비난하고, CCTV로 인해 사표를 제출하는 등 조합원들의 고통이 잇달았다”고 파업이유를 밝혔다.
(주)대용노조가 지난 8일 실시한 설문결과에 의하면 △CCTV 때문에 긴장이 돼 목이 뻐근하고 두통도 심해지고 △누군가가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하며, △동료하고 얘기하기가 꺼려진다 등의 응답을 하고 있다. 특히 김 아무개 씨는 지난 7일 정신병원을 찾아 ‘급성 정신병적 장애로 추정되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
(주)대용노조는 또 “사측이 지난 해 10월부터 비조합원에게 디지털 녹음기를 지급해 작성된 조합원 일일동태보고를 바탕으로 9명을 해고하기도 했다”며, “작업장 감시문제가 하루이틀 사이에 나온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설치된 CCTV를 보고 ‘△000가 CCTV를 몇 분간 쳐다봄, △00기계 작업자가 임의로 기계를 망가트려 피해 심각’ 등 기록을 해왔다고 밝히고, (주)대용이 ‘공고문’ 등을 통해 “‘도난방지, 작업장 안전을 위해서 설치’했다고 발뺌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한편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27일 (주)대용에 대해 ‘조정종료’를 결정, 이번 (주)대용노조의 파업은 실정법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졌다. 또 (주)대용노조와 전북지역 대책위는 9월1일 익산노동사무소를 방문, (주)대용의 CCTV설치가 부당노동행위임을 거듭 밝힐 방침이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주)대용은 120여명의 노동자 가운데 80여 명이 노조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