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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인터뷰> 캠페인에 참여한 고등학생 ㄷ여고 김모 학생(16세)


교칙을 분석하게 된 이유는?

〓 학교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고, 결정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건 지난해에 있었던 두발자유화 운동에서 경험한 것이기도 한데요, 학교는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시킬 구조가 안 돼 있거든요. 그런 근본적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교칙분석은 그런 학교의 비민주적 구조나 인권침해 요소를 찾아내는 일이었지요.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 제일 어려운 것은 역시 교칙을 모으는 일이었는데, 800여 명 회원들한테 홍보스티커하고 전단을 발송했지만 많이 모이지 않았어요. 문제는 아이들이 교칙을 구할 길이 없다는 것이에요. 저는 중학교 때 선생님하고 가까워서 규정집을 구했지만, 다른 아이들은 교칙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저도 학교에 이렇게 많은 규정이 있는지 몰랐으니까요.


교칙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 제가 본 학교의 선도규정 중에서 '월장 금지'라는 것이 있어요. 학교 담을 넘으면 징계를 한다는 것인데, 징계는 훈계 혹은 교내봉사, 심한 학교는 사회봉사까지도 있어요. 근데 저는 학교 담을 넘는 것이 그렇게 징계를 할 것인지 모르겠어요. 때때로 학교가 학생을 감금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불건전한 이성교제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데, 불건전한 것이 무엇인지 정말 알 수가 없어요.


캠페인을 통해 문제라고 지적할 부분은?

〓 두 가지요. 우선 현재 교칙은 학생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학생 이외의 시각에서 '학생은 이래야 돼!' 하면서 만들어 놓은 규율 같아요. 교칙을 보면요, '학생은 단정하고 학생다워야 한다'고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말을 '아름답고, 귀엽고, 깜찍하게'라고 바꾸면 정말 안 되는 걸까요? 두 번째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필요해요. 마치 증인처럼 문제점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로 느끼고 직접 나서야 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