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점령당한 이들의 신음과 어린이와 여성의 울음소리가 높아가고, 날마다 삶의 둥지가 파괴되고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비극이 들려오고 있다.
점령과 억압은 저항의 모태일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은 폭력의 희생자임을 강변하지만 피묻은 손으로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폭력의 악순환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문제의 원인은 단연코 이스라엘의 점령에 있다.
유태인학살은 인류에게 인권의 소중함을 깨우쳐준 역사적 교훈이었고, 그에 기초해 유엔은 세계인권선언이나 자결권 존중을 제1조로 한 국제인권규약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홀로코스트와 반유태주의의 희생양이었던 민족이 다른 민족을 향해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민족청소와 학살을 자행해왔다. 또 유엔 총회 및 안보리 결의의 대부분을 사장시키며 팔레스타인의 자결권과 인권을 짓밟았다. 대표적인 예로 ‘점령 지역에 정착촌을 건설하는 행위는 위법한 것이며 4차 제네바 협정의 전시 민간인 보호 조항에 위배된다’고 규정한 안보리 결의 452호에도 불구하고 정착촌 건설과 확장을 멈추지 않았고, 최근 들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점령한 이스라엘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 1402호 역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피묻은 손으로는 세계의 양심을 결코 설득할 수 없다. 생명 있는 사람들이 갈 곳이 없는 현실 속에서 이스라엘의 안전도 보장될 수 없다. 먼저 손을 씻어라. 팔레스타인 어린아이의 돌팔매질과 소녀의 자살폭탄공격을 지켜보는 세계의 양심은 팔레스타인의 자결과 인권을 존중하지 않고서야 폭력의 악순환이 멈추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점령지로부터 ‘즉각’ 철수해야 한다. 팔레스타인 주권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해야 한다. 세계의 양심은 이스라엘의 살육을 똑똑히 보고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