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발전소 매각방침에 노동·사회단체 반대 움직임 확산
정부의 발전소 매각 방침에 대한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발전노조, 민주노총,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 및 해외매각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아래 범대위)는 1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기간산업인 발전소의 매각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한국전력은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급전안전성 △수익성 △성장잠재력 등이 가장 우수한 한국남동발전을 첫 번째 매각대상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발전회사의 매각은 정부 공기업 민영화 계획의 일환으로, 한국전력은 한국남동발전을 포함해 2개사를 먼저 매각하고, 2005년부터 나머지 3개사를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발전소 매입 의사를 밝히고 있는 기업으로는 엘파소, 미란트 등 해외기업과 포스코, 에스케이 등의 국내기업이 있다.
기자회견문에서 민주노총 비상대책위 백순환 위원장은 "정부의 발표를 접하고 경악과 분노를 넘어 참담한 심정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백 위원장은 또 "한국남동발전은 매년 2천억 원대 순익을 올리며 부채비율이 98%에 불과한 우량기업"이라며, "무슨 이유로 국가기간산업인 발전소를 매각하려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라고 의문을 던졌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1천억불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발전노조 신종승 위원장 직무대행은 "발전소 매각은 전력요금의 폭등, 국부유출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에게는 고용불안을 가져오고, 특히 전력대란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라며 발전소 매각 방침의 철회를 촉구했다. 전력산업을 민영화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2000년과 2001년 전력란으로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월 평균 55달러인 일반소비자들의 전기사용료는 민영화 이후 6백 달러 수준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전노조, 민주노총, 범대위는 발전소 매각에 대한 사회 각계각층의 반대여론을 조직하여 8월 중 전력산업 민영화 관련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발전노조는 22일 중앙위원회 개최를 시작으로, 재파업을 포함한 매각저지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임을 밝혔다. 발전노조는 지난 2월 24일 민영화 철회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후, 공기업 민영화 문제를 공론화하며 38일간의 파업을 이끈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