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성, 서명운동, 범국민대회 이어져
정부의 'WTO교육개방계획서' 제출 시한이 이달 31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이어지고 있다.
'WTO교육개방음모 분쇄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아래 공투본)은 권영길 씨 등 33인의 대표단을 구성해 지난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에서 비상시국임을 선포, "공교육을 나락으로 몰고 갈 어떤 국제협상도 인정할 수 없다"며 14일까지 5일간 농성을 진행했다.
13일에는 '교육개방반대 세계행동의 날'을 맞아 '교육개방 저지와 공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교사, 학생, 작가 등 40여명이 농성장에 모여 '집단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퍼포먼스를 기획한 문화연대 문화교육위원회의 나영 씨는 "교육개방 저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신 분들이 행사 전에 몇 차례의 연습 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여했던 최항석(대학생, 4학년)씨는 교육개방에 대해 "교육을 책임져야할 정부가 이를 포기하고 교육 주권을 외국자본에 팔아먹겠다는 게 말이 되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뿐 아니라 유럽, 라틴아메리카대륙 등 전 세계에 걸쳐 진행됐다.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지식인, 학부모, 문화예술인 등의 성명서도 이어지고 있다. 13일, 김세균 씨 등 지식인 3백3명은 성명을 통해 "교육의 공공성과 국민의 교육권은 크게 훼손될 것"이라 우려, 교육개방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학부모 1천명도 14일 성명을 내 "교육개방은 우리의 아이들을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실한 국적 없는 아이들로 만들 것"이라며 "개방이 아닌 교육민주화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밖에도 공투본은 개방계획서 제출을 반대하는 대국민 서명운동을 14일 대학로에서 벌였으며, 인터넷(http://saveedu.jinbo.net)을 통해 계속 받고 있다.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도 27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15일을 '교육주권수호의 날'로 정하고 오후 2시 대학로에서 개방계획서 철회와 교육환경 보장을 정부에 촉구하는 범국민대회를 연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교육개방을 반대하는 이들의 요구에 어떻게 답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