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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지문날인 반대연대 백서』

지문날인 거부는 국가 통제 거부


엮은이: 지문날인 반대연대/ 2003년/ 239쪽

2001년 8월 지문날인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사회단체들과 네티즌들이 함께 구성한 지문날인반대연대가 그간 활동의 결과물을 모아 백서를 발간했다. 백서는 주민등록증을 정점으로 하는 국가신분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현행 주민등록법의 개정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시민불복종 운동으로서의 지문날인 거부운동의 다양한 일례를 보여주고 있다.

1970년부터 사실상 강제 실시되어 왔던 지문날인제도는 무려 27년간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실시되다 1997년 주민등록법 9차 개정 때 주민등록증 기재사항으로 지문이 처음 등장한다. 그 후 1999년 10차 개정 때에는 지문을 주민등록증에 삽입하는 것이 의무화됐다. 이렇게 지문날인은 우리 사회에서 법적 근거를 가진 제도라기보다는 '사회안전'과 '행정편의'를 앞세운 이데올로기로서 기능해 왔다.

정부는 지문날인제도가 불순자 색출, 범죄자 검거, 신원 확인 등에 유용하다고 역설하지만, 이 주장은 그리 설득력이 없다. 연간 범죄건수를 150만건으로 했을 경우 경찰이 지문확인을 의뢰하는 건수는 전체 범죄수의 1.56%에 불과하며 그나마 신원을 확인한 경우도 0.2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문날인반대연대가 공식 집계한 지문날인 거부자는 2천9명. 그동안 지문날인 반대운동은 △지문날인 거부자 참정권 확보 운동 △운전면허시험 지문 확인 관행 폐지 △인권위 진정 등의 활동을 전개해 왔다. 백서는 지문날인 거부자가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불편과 차별을 감수한 채 지문날인을 반대하고 있는 것은 국가의 감시와 통제를 거부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