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가 내달 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소강당에서 국정원이 추진하고 있는 테러방지법과 관련한 공청회를 열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28일 국회 정보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특히 이날 회의는 일부 언론을 통해 정보위 김덕규 위원장을 비롯한 간사 의원들이 연내에 테러방지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에 열린 것이어서 그 결과에 눈과 귀가 쏠렸다. 정형근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이 결정됨에 따라 테러방지법 제정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며 "민주당 간사인 함승희 의원과도 협의해 올해 안으로 법안을 처리키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날 회의에서는 연내 입법에 대한 명시적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공청회 개최 이후 심의일정을 추후 논의하기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장세훈 조사관은 "일단 오늘은 공청회를 거쳐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는 것만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이 나오게 된 데에는 인권단체들의 비판에다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가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의견서를 정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장 다음주 초에 무리하게 공청회 날짜가 잡힌 점 등으로 미루어볼 때 정보위가 법안의 연내 통과를 이미 의중에 두고 있으면서도 명분을 쌓기 위한 형식적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도 지울 수 없는 상태다.
한편, 파병결정과 테러방지법을 연결시키는 정형근 의원 등의 주장에 대해 참여연대 양영미 간사는 "지난번엔 월드컵을 명분 삼더니 이제는 파병이냐"고 되물은 뒤 "밖으로는 이라크 민중의 인권을 짓밟는 파병을 추진하고 안으로는 국민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는 테러방지법을 추진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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