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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죽음의 일터를 건강한 노동의 장으로"

24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창립

"놀랍게도 산업 현장에서 생기는 질병을 분석해 보면 개인적인 원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직종별 특성, 노동 환경 등이 대부분의 원인인데, 갑작스런 작업환경 변화로 인한 노동강도 강화는 산재로 인한 사망,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개소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소장 이훈구, 이하 연구소) 사무처장 배영희 씨는 직업병과 산업재해의 원인을 이와 같이 분석한다.

연구소는 2002년 9월, 노동현장에서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근골격계 대응을 위해 모인 '근골격계직업병공동연구단'이 모태가 되어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위원회를 꾸린 후 노동자들의 몸을 갉아먹는 직업병과 산업재해의 근절을 위해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질병이나 산재가 발생한 다음 요양 승인을 받는 소극적인 대처를 넘어서 그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구조적인 개선책을 마련해 건강한 노동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우선되는 목적이라고 연구소 측은 창립 취지를 설명한다. 준비기간동안의 연구 결과 IMF이후로 급격히 증가한 산업재해의 원인은 무리한 인원감축으로 인한 작업량의 증가, 비정규직에 대한 살인적인 노동 조건에서 비롯된 것임이 밝혀졌다. 연구소가 매달 접하는 사망 사고가 2건이 넘는다는 통계는 현재 노동 현장이 죽음의 일터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배 사무처장은 지적한다.

현재 두원정공, 풀무원 춘천공장, 삼호중공업, 서울도시철도공사 등에서 살인적인 노동 환경에 맞서 투쟁 중이며 연구소는 교육과 개선책을 제시하는 등 노동자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반가운 소식은 두원정공에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1인 중심으로 굽어 있던 라인이 투쟁을 통해 정상화되기 시작했다는 것. 노동자의 자주적 참여로 질병과 죽음을 이겨낼 수 있다고 확신하는 연구소 측은 현장연구원을 수시로 모집하고 있으며 노동보건잡지 창간준비호 <일터>를 4번째 발행했다. 전국 설립을 목표로 현재 부산에서 설립 준비중이다.(www.kilsh.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