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평화의 땅으로 가꾸기 위해 유랑단 '평화바람'이 14일 발족했다. 문정현 신부를 단장으로 구성된 평화바람은 앞으로 전국을 돌며 노래와 춤으로 평화의 바람을 일으킬 예정이다.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발족식을 가진 평화바람은 문 신부 이외에 전주, 인천,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7명의 활동단원들로 구성됐다.
유랑단은 기존의 투쟁단, 순례단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등장했다. 과거의 '약장수'처럼 사람들이 모인 곳곳을 돌아다니며 만담을 늘어놓고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는, 그러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유랑을 하는 것. 유랑단 결성에 관해 문 신부는 "107일간 부안 핵폐기장 반대시위를 해오면서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습니다"라며 유랑단 발족의 의미를 설명했다.
평화바람은 앞으로 최소 1년 동안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과 평화의 비둘기를 그림으로 꾸며놓은 유랑버스를 타고 전국 방방곡곡을 돌게 된다. 전국을 돌며 평화바람은 평화를 담은 그림과 영상물 등의 볼거리와 파전 등의 먹거리 마당을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또한 노래방, 난타와 같은 놀거리도 마련한다. 특히 난타는 공연자와 관객의 구분없이 누구나가 전쟁반대와 평화실현의 구호를 외치면서 막대, 깡통, 드럼, 장구 등을 두드리며 진행된다. 오두희 유랑단원은 "난타는 소리로써 저항하는 것"이라며 "민
중들이 마음속에 쌓여있던 분노를 표출하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라고 설명했다. 김보리 단원은 "부안에서는 주민 수 천명이 밤새면서 신나게 두드렸다"며 난타가 이미 검증된 대중놀이임을 밝혔다.
그러나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방한문제 등 시급한 파병정국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평화바람은 당분간 서울에 머물러 있을 계획이다. 파병반대를 위해 유랑단은 15일에 개최되는 이라크 파병결정철회 국민총궐기대회를 비롯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 방한반대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발족식에는 평화박물관 추진위, 평화인권연대, 가톨릭 노동사목 회원 등 30여 명이 모여 평화바람의 성공적인 유랑을 기원했다.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