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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국민은 죽어도 파병은 강행?

이라크 저항세력, 한국인 인질의 생명위협…국내 파병 반대 여론 확산

정부의 추가파병이 본격화되자 이라크 한 저항세력이 한국인을 인질로 삼고 "철군하지 않으면 참수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어 곳곳에서 우려와 경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21일 새벽(한국시간)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잔뜩 겁에 질린 얼굴로 "살고 싶다"고 애원하는 한국인을 찍은 비디오테이프를 방송했다. 이 한국인은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 씨이고, 김 씨를 납치한 이라크 저항세력은 '자마아트 알 타우히드와 지하드(일신교와 성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는 지난달 11일 미국인 니콜라스 버그를 참수한 사건의 배후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김선일 씨를 무사히 구출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여전히 "(이라크 파병에 대한)우리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또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납치된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게 급선무이지, 이를 파병과 연계시킬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선일 씨의 피랍 사실이 알려지면서 21일 저녁 서울 광화문에서는 '한국인 석방과 이라크 파병 철회를 위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하대양 한국외대 아랍어과 학생회장은 "정부는 (김선일 씨의) 무사귀환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해 정부에 파병철회를 촉구했다.

평화인권연대, 사회진보연대 등 17개 인권사회단체도 성명서를 통해 "이번 사태는 이미 정부가 이라크 파병을 결정할 때부터 예견돼왔던 것"이라며 "파병으로 국익을 챙기겠다는 발상은 이라크 국민뿐 아니라 한국인의 안전까지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파병결정을 비난했다. 이들은 서희·제마부대의 즉각적인 철군과 함께 "17대 국회가 '미국과의 약속'을 이유로 이라크인과 한국인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에 빠뜨리는 역사적 과오를 저질러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파병반대국민행동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테러의 위협에 굴복할 수 없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을 뿐, 파병 자체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전혀 재고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난하고 파병 철회만이 김선일 씨의 무사귀환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