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구석구석에 침투하여 인권침해를 해온 국가보안법의 어두운 그늘은 문화예술의 영역에도 깊숙이 드리워져 있다.
22일 안국동 느티나무에서는 문화예술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여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에 족쇄를 채우는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하라"고 선언했다. 이 선언문에는 1750명에 이르는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했다.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문예아카데미 교장 김상봉 씨는 "한국 영화가 약진한 것도 상대적으로 완화된 검열제도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진단하며,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한 토대인 양심의 자유와 진지한 사고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배우 오지혜 씨도 "개인의 머릿속을 국가가 재단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국가보안법으로 인하여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해왔는지 모르는 사람이 없을 터인데, 일각에서는 이를 모르는 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화감독 변영주 씨는 "시나리오 작가인 한 선배는 지금도 쓰지 말아야 될 목록들을 먼저 적어놓고 작업을 시작한다"며 "국가보안법이 정신과 몸을 사슬처럼 감싸고 있다"고 그 폐해를 지적했다. 또한 "국가보안법 폐지 여론이 확산되자 국가보안법 존치나 개정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론 분열을 내세우고 있다"고 비난,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를 주장했다.
이후 문화예술인들은 10월 중순부터 약 일주일동안 국가보안법 폐지를 염원하는 뜻을 모아 '국가보안법 완전 폐지 및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문화주간'을 개최한다. 이 기간에는 '보안법 덕에 전시를 다하는 군 전시회'(가)(15∼23일), '아주 타당한 자유를 위한 예술퍼포먼스 시위'(20일)와 '절망의 끝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15∼17일) 영상제 등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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