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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침략 명분 쌓는 악법 탄생 예고

'북한인권법', 미상원 통과 … '반인도·반인권 법안' 비판 쏟아져

북 인권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북한인권법안'(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of 2004)이 지난 29일 미 상원의회를 통과해 비판의 목소리들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지난 3월 미하원에 상정된 이후 인권·평화단체들은 북한에 대한 압박과 고립이 결코 한반도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며 이 법안에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 법안은 △북한주민들의 인권은 미국과 북한, 동북아, 다른 관련국들 사이의 미래 협상에서 주요 요소로 남아야 하며 △미 대통령은 북한 내 시장경제의 발전과 법치, 민주주의, 인권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들을 지원하기 위해 민간 비영리기관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미국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연장하며 △인도적 지원을 분배의 투명성 문제와 연계시키고 △미국이 탈북자들을 수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화네트워크는 30일 성명에서 북한은 법안 통과에 대해 "미국이 북한 정권교체 음모를 노골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간주해 미국에 대결적인 자세를 강화해 나아갈 것"이라고 분석, 이와 같은 "북한의 대응은 미국의 대북 불신과 혐오감을 강화시켜 한반도 정세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광화문 정보통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동당 역시 이 법의 근본 목적이 "북한의 정권교체 및 체제 붕괴"에 있다고 규탄하며, "가뜩이나 난항을 겪고 있는 6자 회담 등 한반도의 평화노력을 더욱 경색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미의회에 대한 항의서한에서 "실제 북의 인권개선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선거에 악용될 것"을 우려했다.

또한 이 법안은 기획탈북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탈북자 지원 등 북한인권 관련 단체들에게 4년간 매년 2400만 달러(약 270억 원)를 지원하기로 명시하고 있는 것. 평화네트워크는 기획탈북이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조항은 반북성향 단체들의 영향력 확대를 가져와 탈북자 문제가 확대·재생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안이 반인도적임을 주장하고 있는 참여연대도 탈북의 근본적 이유를 식량 부족에 있다고 보고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이 법안의 기본적 목적에 동의하면서 각론이나 실현방식만을 문제삼고 있다. 이에 대해 평화네트워크 정욱식 대표는 "한미 공조에 지나치게 치우쳐 이 법안의 근본적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에 있어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라크 해방법'처럼 한반도를 전쟁 위협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 법안은 하원의 재심의와 대통령의 서명만이 입법 수순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