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장관은 13일 국회 국방위에서 파병연장 동의안 국회제출 여부를 묻는 박찬석 의원(열린우리당)의 질의에 대해 "이라크가 자체 치안·국방력을 확보하려면 내년 중반까지는 다국적군이 필요하다"며 "연말로 파병시한이 종료되는 자이툰부대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또 아르빌에 설치될 유엔기구 청사 경비에 대해서도 "자이툰부대의 평화재건 활동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15일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라크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논란은 전쟁의 당사자인 미국과 영국에서조차 잘못된 전쟁이었음을 시인하기에 이르렀다"며 "상식을 가진 정부라면 지금은 파병연장을 운운할 때가 아니"라고 비판했다. 또 "국방부의 수장이 '개인의 입장'이라는 설득력 없는 방식을 통해 국회의 결의와도 배치되는 위험천만한 임무변경-경계임무로 전환-을 들먹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은 "지난해 파병연장 동의안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1년만 연장하면 충분하다고 주장했었다"며 "파병국들이 잇달아 철수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도 올해 완전철수를 예정하고 있는데 자이툰부대만 내년 1년동안 그대로 주둔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국민행동은 "이번 발언이 한미정상회담 직후에 나온 점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로부터 파병연장 및 자이툰부대의 역할변경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적은 있는지, 공식요청이 없었다면 관련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금까지의 외교적 밀실거래 시도가 가진 오류를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공개하며 파병군의 유지여부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행동은 "주요 파병국가 중…보도통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이라크 땅에 파병된 수천 명의 특전사 병력들이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방부장관은 파병연장, 임무변경을 운운하기 전에 먼저 자이툰부대에 대한 보도통제를 풀고 최소한의 공정한 언론보도를 허용하여 자이툰부대원들의 안위와 그 임무수행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