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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평택 대추리를 평화촌으로 만들자"

강제철거 위협에 맞서는 평화텐트촌·평화문화공간

16일 경기도 평택 미군기지 주변 황새울 들녘에서 '대추·도두리 평화텐트촌' 입소식이 열렸다.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아래 범대위) 이호성 상황실장은 "주민들이 3년 넘게 고향에서 살겠다고 투쟁했는데, 국방부는 협의도 안됐는데 강제 수용절차를 일방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 평화텐트촌을 조성하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와 미군기지 확장 저지를 위한 투쟁에 국민들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첫 번째로 빈집에 평화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두번째로 평화텐트촌을 만들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범대위는 지난 11일 빈집을 평화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대추리·도두리를 평화촌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빈집에 들어선 '우리 동네 지킴이 안내소'에는 지난 가을 대추초등학교에서 주민들의 영정사진과 가족사진을 찍기도 했던 사진작가 노순택 씨의 사진관, 민변이 운영하는 법률사무소, 다산인권센터의 전통찻집, 평화바람의 헌옷 가게가 생겼다. 또 정류장이 없어서 불편을 겪었던 주민들이 앉아서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집 앞 공터에 간이버스정류장이 생길 예정이다. 현재 대추리에는 마을에 들어오는 사람 누구든 이용할 수 있는 '평택지킴이네 집', 평화바람의 어린이놀이방 '생각을키우는 놀이방'이 공공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헌옷과 쓰다 남은 물건을 나눠쓰는 재활용품전시관 '나눔공작소-부활'도 평화바람에서 준비중이다.

평화텐트촌의 첫 주민인 윤용배 경기민중연대 집행위원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강제수용을 눈앞에 두고 그것을 막고자 입소를 결심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텐트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오늘 촛불집회에서 인사를 드렸는데 많은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다. 저 같은 사람이 생기는 것이 외로운 싸움에서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국방부는 "(토지소유자 등과 협의를 했으나) 보상가 저렴 등의 이유로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다"라면서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신청을 했다. 이에 11월 23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는 미군기지확장부지에 대한 강제토지수용을 재결하고, 12월 22일을 수용개시일로 정했다. 또한 12월 19일에는 국방부가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에 보상금을 공탁하면서, 그와 동시에 모든 농지는 국방부 소유로 등기가 이전되었다. 이에 대해 12월 26일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와 대추리·도두리·신대리·함정리 등 토지수용 예정지 주민 241명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강제토지수용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올해 농사철을 앞두고 수로를 끊겠다는 구두통보를 했고, 이제 강제철거만 남은 상황이다.

이 상황실장은 "국방부는 매수 못한 토지에 대해 보상가 차이 등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우리는 이제까지 보상가에 대해서는 요구한 적이 없다"며 "농민들이 농사짓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지만, 강제수용이 결정되면서 올 봄에는 공권력이 주민들의 농사짓기를 막고 주민을 탄압할 수도 있다. 정부가 강제적으로 주민을 몰아내려고 할수록 평화촌이 조금씩 커지지 않겠느냐"라고 평화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