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강정구 교수를 옥죄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군사독재시절의 유물이며, 역사적인 박물관에 보내져야 할 법"이라며 "우리 사회의 일부 수구세력들이 대학에 압력을 가해서 대학의 학문과 사상을 자기들의 뜻대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것 자체도 민주주의 국가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학이 이러한 파시즘적이고 반민주적인 집단의 의견에 굴복한다면 대학의 존립 의의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며 직위해제 조치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한편 동국대가 직위해제의 근거로 내세운 사립학교법 제58조에 대해 "인권탄압의 소지가 있으며,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조항"이라며 "(동국대가) 학문의 자유를 포기하기 위해 사립학교법의 악용이라는 또 하나의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이날 전화를 통해 "개인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학문공동체에 관한 문제이고,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화에 관한 문제"라며 "모든 가능한 법적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번처럼 결정이 유보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대응방향을 사전에 고민하지 못했다"며 "교수단체들과 주위분들과 논의를 해가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지난해 7월 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면서 동시에 내전이었다"며 "만약 집안싸움인 이 통일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 끝났을 테고…살상과 파괴라는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강 교수는 "세계사적으로는 탈냉전의 평화와 인권시대, 민족사적으로는 통일시대를 맞은 이 시점에서 우리 민족은 말할 나위없고 인류 전체에 대재앙을 가져올 3차 세계대전을 꾀하는 이런 전쟁광과 '인류의 적'을 기리는 동상이 유지되는 것은 인류에 대한 모독은 아닌지 반문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가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