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는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탄압과 살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6월 12일 대통령 선거의 후폭풍이 이란을 뒤흔들고 있다.
애초 박빙 승부로 예측되던 선거가 현 집권세력(보수파)의 압승으로 끝나며 선거 부정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곧바로 개혁파 지지자들이 재선거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고, 시위 대열은 단 며칠 만에 2백만 명으로 불어났다. 보수파 아마디네자드의 권위적 통치에 불만을 갖고 있던 학생․여성 들이 투쟁의 전면에 나섰다.
현 집권세력은 무자비한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 군대, 친정부 성향의 바시지 민병대가 곤봉을 휘두르고 총을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이란 정부의 언론 통제 때문에 정확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입고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란 국영TV조차 최소 19명이 죽었다고 보도하고 있고, 현지 한국 교민들은 “1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은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민병대에게 총상을 입고 죽어 가는 27살 여대생 네다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며 전 세계인들의 공분을 낳고 있다. 심지어 이란 정부는 피격 당해 죽은 사람의 시신을 찾아가려는 유족들에게 ‘총알사용료 3천 달러’를 요구하는 황당하고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란 정부의 광폭한 탄압을 비난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1백만 명을 학살한 자들의 말을 믿을 수는 없다. 이란 민중은 숨막히는 권위적 통치에서 벗어나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것이지 서방 정부의 중동 패권 정책을 지지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1953년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해 친미 정권을 세운 서방 정부의 추악한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그동안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수많은 중동 민중을 학살해 온 미국과 서방 정부는 이란의 인권과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비록 이런 탄압 때문에 시위는 처음보다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이란 사람들은 밤마다 옥상에 올라 “독재자는 물러나라”고 외치며 저항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정당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들을 가혹하게 탄압하고 살해하는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이란 정부는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둘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 대한 가혹한 탄압과 살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셋째, 중동 독재자를 지원하고 이라크·아프간을 침략한 미국과 서방 정부는 이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 없다!
2009년 6월 25일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다함께, 보건의료단체연합, 사회당,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준비모임, 인권연대, 인권운동사랑방, 진보신당(가나다 순)
성명/논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