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은 노동당에서 일하는 공태윤 후원인을 만났습니다. 공태윤 님과는 2010년과 2011년 ‘청소노동자에게 따뜻한 밥 한끼를’ 캠페인을 함께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그 이전부터 사랑방과 인연이 있으셨다는 것을 알았네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심히 상반기 활동하기 위해 건강관리 중이라는 태윤 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노동당에서 조직국장으로 일하고 있어요. 원래는 노동조합에서 일하고 싶었어요. 노동현장 상황도 알 수 있을 것 같고, 필요한 여러 일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2001년 민주노동당이던 때 정당 활동을 하게 된 건데,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일하고 있어요. 그 사이 진보신당을 거쳐 지금의 노동당까지 변화의 과정을 같이 겪게 되었네요.
◇ 어떻게 인권운동사랑방을 알게 되고, 후원하게 되셨나요?
처음 당에서 일했을 때 당내에 인권위원회가 있었어요. 그때 병역거부 연대회의랑 집시법 대응 연석회의 등등에 함께 하면서 인권·평화운동하는 단체 활동가들과 자주 만났어요. 그때는 사랑방이 대학로에 있었는데, 대학로로 회의하러 많이 왔어요. 회의가 너무 많기도 하고 내용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회의를 들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도 많았어요. 수박 겉핥기 식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그때 다양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게 지금까지 인연으로 이어져오는 것 같아요. 오가는 길 종종 예전에 함께 했던 사람들 보면 참 반갑네요. 그때 좋았던 느낌들 때문에 후원을 하게 되었고요.
◇ 좋은 느낌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얘기해주세요~
뭐랄까 열려있고 따뜻한 느낌 같은 것을 받았던 것 같아요. 마냥 사람들이 좋았다고나 할까. 활동하면서 날 서는 경우들도 많은데, 좀 다른 느낌이었어요. 권위의식도 없고, 나이 같은 것에 구애 받지 않고, 공격적이지 않은 평화로운 말투를 쓰고 그런 게 좋았어요. 그런 분위기가 저에게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요. 관계에 따라 각자 하는 것들이 달라지잖아요. 평화운동을 하는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비폭력 대화법 이런 것도 그때 처음 접했었고요.
◇ 당시 같이 활동하면서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지금도 매년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권활동가대회를 한번 참여한 적이 있어요. 춤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몸을 쓰면서 서로 소개하는 프로그램 같은 것을 했는데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서 ‘나도 활동하면서 저런 방식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거제도에서 3년 정도 활동했던 적이 있는데 수련회 준비하면서 한번 해볼까 하다가 포기했어요. 당원들이 주로 나이가 있는 남성들이다보니 되게 어색해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딱딱한 분위기다 보니 흐느적거리면서 긴장을 풀 수 있고 뭔가 자유롭게 느껴지는 그런 게 부러웠어요.
◇ 최근 사랑방 활동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것, 눈길이 갔던 것이 있나요?
메일로 오는 소식들을 꼭 열어보는 편이에요. 모든 것을 다 챙겨보지는 못하지만, 작년 말쯤엔가 밀양 관련해서 인권오름에 미류씨가 썼던 글 보고 눈물이 났어요. 아직까지 밀양을 못가보고 있는데, 밀양 상황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글 보다가 울컥했던 것 같아요.
◇ 일상에서 마주치는 인권에 대한 고민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인지 얘기해주세요.
이명박 정부 때 여기서 더 어떻게 바닥으로 칠까 싶었는데, 땅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 같아 너무 답답해요. 밀양도, 쌍차도, 최근 철도도 얼마나 더 잔인해질 수 있나 싶고. 불의를 보면서 참을 수 없다 이런 맘이 컸었는데, 이젠 너무 비일비재해서 지겹다는 생각도 들어요. 지난번 철도 파업 진압한다고 민주노총 밀고 들어올 때 1층 바로 유리문 앞쪽에 있었거든요. 바깥에서 깨고 들어오려 하는데 그때 굉장히 큰 공포를 느꼈어요. 앞줄부터 사람들 쭉 앉아있는데 유리문을 강제로 깨면서 밀고 들어오면 정말 큰일나겠다 싶어 무서웠어요. 유리문 깨지고 경찰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벽 쪽으로 밀렸는데 숨이 안 쉬어졌어요. 그때 옆에 있던 분이 저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는데 그제야 정신이 들더라고요. 그분 찾아서 고맙다는 말 하고 싶은데... 준법 운운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지키지 않고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화가 나네요.
◇ 요즘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나 주제가 있다면?
아무래도 일하는 것이 그렇다보니 곧 다가올 지방선거죠. 각자 고민을 하시겠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희 당을 많이 지지해주시면 좋겠어요.(^0^) 저희 당이 조그맣다보니 준비할 게 참 많아요. 여러번 겪었지만 선거는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상반기 바쁘게 잘 보내기 위해 건강관리를 신경쓰고 있어요. 혈색이 달라졌다는 소리도 듣고요.
◇ 올해로 21년차가 되는 사랑방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좀 더 급진적인 문제제기를 사랑방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당장 닥치는 일도 많고 그걸 소화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좀 더 앞으로 나가기 위한 논의 그런 것이 전반적으로 많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계속 밀리는 상황들이 지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이정표, 그런 것들을 사랑방이 많이 고민하고 나누어주면 좋겠어요. 저도 먼저 챙겨보고 같이 고민하도록 노력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