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었던 때를 기억합니다. 아마 누군가 제게 왜 인권단체에서 활동하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래서 제가 인권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맨 처음 이유를 찾고 찾아본다면, 아마 이 때의 기억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뭣 때문에 살아야하는데?”하는 비딱한 시선의 여자아이에게 톨스토이는 “사랑이다”라고 답을 해주었습니다. 경쟁이 가득한 사회 속에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야만 성공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 결국 사람은 나 아닌 누군가가 나에게 주는 사랑의 말 한마디, 따뜻한 시선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임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나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것, 그리고 모두의 행복이 실현되기 위해 서로 돕는 것이 아마도 인권운동이 아닐까. 나의 인권,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위해 함께 노력해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마음 하나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책 이야기를 하느라 인사가 너무 늦었네요. 안녕하세요. 인권오름에서 활동 중인 진주라고 합니다. 아직은 두꺼운 외투를 걸치고 인권운동사랑방 초인종을 헐떡이며 누른지 이제 막 6개월이 되어가네요. 여러 팀에 고루 관심이 갔지만 이곳저곳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인권오름의 취재 과정이 즐거워 보였어요. 처음에는 오름 취재기자 활동가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 달 정도 뒤 거짓말 같게도 취재기사 꼭지인 <발에 비친 인권풍경>이 생겨났고, 명숙, 윤미와 4월 22일 첫 취재기사를 낼 수 있었어요.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사이로 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보건복지가족부 앞 농성장을 찾아 인터뷰하고, 장애인활동보조제도 자료를 찾아 첫 기사를 완성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이뤄내는 것보다 이렇게 내 주변의 사람들을 두드리고 미소 지어주는 것이 제겐 참 큰 행복이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오름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인권에 대해 더 공부하고 더 발 빠르게 돌아다녀보려고 합니다. 오름의 새로운 가족이 된 미희와 정인,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오름 가족들과 함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민하며 풍성한 기사, 사람에 대한 사랑을 만들고 싶습니다. 기대해주세요~!!
활동가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