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민사지법 합의18부(재판장 박장우 부장판사, 주심 강승준 판사)는 18일 전서울대 조교 우영은(필명)씨가 “지도교수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며 지도교수 신아무개(52)씨와 서울대총장, 국가 등을 상대로 낸 5천만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3천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성희롱 사실이 없었으며 원고가 지난해 8월 조교직에서 해임된 데 불만을 품고 소송을 제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원고의 법정진술과 전임조교 등의 증언을 종합해 볼 때 피고가 필요이상으로 20-30차례에 걸쳐 포옹자세를 취하고 둘만의 산책이나 여행 등을 집요하게 요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피고는 조교의 재임용과정에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교수라는 지위가 조교의 재임용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인정되고 피고의 거절이 재임용탈락이라는 보복인사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직장에서 근로자에게 지휘‧명령‧인사권을 가진 자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자가 근로자의 직무수행을 부당하게 간섭하거나 성과 관련된 언동으로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할 때는 법률상의 책임을 물을 수 에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국립대학교 총장과 국가는 교수의 독립성이 보장되어 있는 현실에서 간섭할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친 피고인의 행위에 원고가 적극적으로 거절했어야 했다”며 원고에게 일부책임이 있음을 인정했다.

우씨는 자신이 조교로 근무한 지난 92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수 차례에 걸쳐 신교수가 뒤에서 껴안는가하면 등산여행 등 원치 않는 데이트를 집요하게 요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지난해 10월 신교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