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재개발지구 철거민 고공농성중 박균백 씨 16일 분신
16일 새벽 6시 30분경 금호1-6지구(성동구 행당2동)에서 20여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던 철거민 박균백(33)씨가 분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일 새벽 6시경 백골단, 철거 용역반을 앞세운 6백여명의 전경들은 최루탄을 난사하며 들이닥쳐 주민들을 강제 해산시키려 했다. 이에 맞서 주민 20여명은 격렬하게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박씨는 신나를 뿌리고 분신, 15m의 고공에서 추락했다. 현재 박씨는 전신에 3도의 화상과 뇌출혈로 한양대학교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다.
철거민 12가구 20여명은 2월21일부터 입주권 보장과 가입주 단지조성을 요구하며 농성을 해왔다. 철거민들은 「금호1-6지구 철거민투쟁위원회」(위원장 이상인, 투쟁위)를 만들고 공원부지에 쇠파이프만으로 5층 15m높이로 가건물을 만들어 고공농성을 전개해왔다.
투쟁위 홍보부장 김강인(37)씨는 “가진 자들의 횡포로 우리같이 힘없는 빈민들은 다 죽으란 말인가”라며 분노를 표시했다. 또한 이번 농성을 지원하기 위해 온 신정동 철거민 주민 윤 아무개 씨는 “문민정부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 6-1지구는 91년 재개발 사업고시가 떨어진 이후 현재 농성중인 철거민들이 91년 3월 12일 이후 전입했다는 이유를 들어 입주대상에서 제외되었다.
농성장에는 서총련 소속 3백여 학생들이 아침부터 소식을 접하고 찾아와 철거민들과 함께 빈민생존권쟁취를 요구하며 연대투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