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권사진전’서 직접 인권탄압 현실 고발
금호 1-6 재개발지구 철거민 20여명은 20일 오전 11시30분 경 세계인권사진전이 열리는 신세계 동방갤러리 전시장 한 가운데 흰 무명끈으로 인간사슬을 엮은 채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상인(47, 수배 중)위원장은 “세계인권탄압에 대한 사진전을 하는 이 자리에서 김영삼 정부의 인권탄압을 알리고자 한다. 사회발전정상회의에 참석해 김대통령의 인권옹호 발언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알릴려고 주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될 수 있는데로 행사 마지막 날까지 시위를 벌일 작정인데, 한 주민이 든 피켓에는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거주이전의 자유도,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속에서 살 권리도 없다”고 씌여 있었다.
한편 16일 철거반원과 전투경찰의 강제철거에 16미터 철탑 아래로 뛰어내리며 분신한 박균백(33)씨는 뇌수술을 마친 상태이나 두 눈을 실명한 것은 물론 살아난다 하더라도 언어장애를 가져오는 등 중태인 상황이다. 이상인위원장은 “살인철거를 끝장내자며 목숨 내놓고 싸운 박씨의 사례는 앞으로도 더 생길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씨의 말에 따르면 16일 이후 고공농성장 주위에는 전투경찰 3개중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사복경찰이 3미터 간격으로 그 주변을 에워싸 주민들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고 한다. 농성하는 12세대 50여명의 주민들은 불시에 경찰들에게 연행 당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