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김영삼 대통령도 현 정부가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고 언급한 바 있듯이 비록 5, 6공의 기반에 기대어 대통령이 됐다하더라도 12.12 사태와 5.18에 대한 공정한 수사와 시시비비를 가려 과거 군사정권과의 과감한 결별을 선언하고, 5.18 문제의 해결을 통해 문민정부다운 위상과 면모를 갖춰, 나라의 헌법질서를 바로잡고 역사의 진실과 정의의 힘을 명확히 보여주길 기대했었다. 그러나, 5.18 피고소인들에 대한 내란죄를 인정하면서도 ‘공소권 없음’이란 해괴한 논리를 들어 가해자들에게는 면죄부를 부여하고, 피해자인 국민에게만 덮어놓고 대화합과 화해를 하자는 역설은 심히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날로 사고력이 신장되고 있는 학생들에게 사회의 기본질서 유지와 국민 공동생활의 원리 및 국가관과 가치관 나아가 인격형성과 생활을 지도해야 할 교사로서 오늘의 국헌 문란 행위에 당혹함을 금할 수 없다.
따라서 5.18문제에 대한 입장표명이 이 지역 교육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나라와 겨레의 역사를 올바로 잡아 이를 계승, 보존하며 미래의 주인공인 우리의 아이들을 향한 최소한의 투자로 판단한다.
이에 우리는 과거의 위정자들이나 일부 힘의 논리에 의해 진실이 땅 속 깊이 숨겨지고 역사가 왜곡되어지는 오늘의 현실을 묵과할 수 만은 없다.
1995.8.30.
전남교사선언인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