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후유증 분신사망 장현구대책위, 경찰측 고문사실 부인
농성 56일째를 맞은 「사학비리, 경찰고문 희생자 고 장현구군 장례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이해학등, 대책위)는 지난 5일 경원대 정문 앞에서 책임자 징계를 요구하는 쇠사슬 농성에 들어갔다. 현재 20-30명의 학생들은 매일 영하의 날씨에 천막도 없이 바닥에 돗자리만 깐 채 머리에 노란 두건을 쓰고 농성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금까지 정문앞에 철탑을 설치하는 등 투쟁을 벌여왔는데 학교측은학생들을 모함하고 해결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다”며 쇠사슬 농성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경원대학교측은 지난주대책위와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을 가지는 등 그전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막상 협상테이블에서 ‘밤10시 이후 교내 단전단수’ ‘학생의 학내숙식금지’ 등 장씨 문제와 관련 없는 사항들을 들고나와 협상을 결렬시켰다. 학교측은 총장의 직접 조문과 이사장 이름의 조화 헌화, 장씨의 명예졸업에는 동의할 수 있으나, 대책위가 요구하는 △관련교수 사퇴, △재단이사장 공식사과 등 직접적인 책임부분은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한편, 장현구씨 고문사실을 수사를 해온 성남중부경찰서는 최근 1차 자체 감찰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보고서에서 “92년 11월28일 장씨를 연행한 후 바로 가족에게 연락했고, 30일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수갑 등을 채운 일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러나 장씨의 가족들은 “경찰에게 연락을 받은 것은 11월30일로, 당시 장씨 부친과 성남 산자교회 김해성 목사가 수갑을 뒤로 채우고 고문하는 것을 확인한 사실이 있다”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경찰의 보고서가 매우 형식적이고 사실과 다르다”며 감찰결과에 대한 반론서를 작성, 경기도 경찰청에 진정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지난해 12월4일 장현구 씨가 고문후유증으로 고통받다 분신, 열흘만에 사망하자 경찰병원 영안실에서 7일 현재 56일간 농성을 벌이며 고문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