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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수석이는 과잉진압으로 인해 희생…”

〈장례에 임하는 유가족의 입장〉


우리 가족은 사랑하는 수석이의 죽음 앞에서 너무도 깊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그처럼 건강했고 그리도 맑은 심성을 지닌 수석이가 갑자기 쓰러졌다니 믿기지가 않을 뿐입니다. … 일주일이 지나가도록 사실이 밝혀지기는 커녕, 오히려 사건을 묻어버리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만 커지고 있습니다. … 현장에 같이 있었던 동료들의 여러 증언에 나타난 정황을 볼때 수석이가 과잉진압으로 인해 희생되었음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당국은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규명해야하며, 관련된 책임자를 엄벌에 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우리 수석이 같은 불행한 젊은이가 더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 우리 가족은 간절히 기도합니다. 더이상 젊은이들이 자신의 주장을 펼치다 희생되지 않기를, 하루빨리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비통한 심정으로 기원합니다. … 노고를 마다하지 않은 수많은 학생, 학교당국, 사회단체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이분들은 슬픔에 잠겨 있는 저희 가족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으며, 수석이의 뜻을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장례를 마친다해도 저희 가족은 이분들과 함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1996년 4월 3일
유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