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송광영 추모비 탈취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사건 발생 26일째를 맞는 현재까지 용의자는 물론, 추모비 행방 등에 대해서 경찰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으며, 자칫 사건이 미궁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들고 있다.
수사 부진에 대해 유가족 등은 경찰측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경찰은 사건 당일 건물폐쇄와 소등을 지시한 사람이 학생과 과장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으며, “사건 윤곽은 다 드러난 것 아니냐?”며 학교측의 범행 사실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사건 해결은 경찰의 의지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추모비 탈취에 중장비가 사용됐고, 정문을 통하지 않고선 중장비가 출입할 수 없다는 점 △평소와 달리 학생들을 일찍 귀가시키고 소등이 이뤄진 점 △사건 진행 과정에 경비원들이 직간접으로 개입될 수 밖에 없고, 이들을 통한 사건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등으로 미루어 수사는 쉽게 진척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벌써 한달째 수사를 끌어 온 것이다.
따라서 지난달 24일부터 농성에 들어간 박정기 회장 등 유가협 회원들도 농성을 풀지 않고 있다. 장남수(고 장현구 씨 아버지) 씨는 “경찰은 사건 윤곽을 다 파악하면서도 엉뚱한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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