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와해에 나선 당국의 과잉수사가 계속 물의를 빚고 있다.
경찰은 지난 19일 강원도 삼척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수련장을 급습해 이 학교 총학생회장 정시철(정외과 94) 씨를 연행했다. 이 수련회는 매년 여름방학을 맞아 학교측의 지원 아래 열리는 공개행사로서, 정 씨는 한총련 탈퇴 거부로 인해 수배중인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수련회에 참가하고 있었다.
정․사복 경찰 20여 명이 수련장을 급습해 정 씨를 연행하자 물놀이를 하고 있던 학생들은 이를 제지하기 위해 나섰으며, 경찰과 학생측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때 일부 학생이 경찰차량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경찰이 권총을 들이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정재(율전교정 96학번) 씨는 “지위가 높아 보이는 한 형사가 ‘말 안 들으면 쏴버려’라고 말했으며, 잠시 후 내 이마에 총부리를 갖다댔다”고 밝혔다. 또한 급작스런 연행에 항의하던 학생과 직원 한 명의 안경이 깨지는 사태도 발생했다. 당시 수련장에 파견됐던 학생과 직원들은 경찰 책임자와의 대화를 요구하며 연행을 제지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행된 정 씨는 국가보안법과 집시법 위반 혐의로 동대문경찰서에 구속수감 됐다. 22일 현재까지 정 씨의 가족은 변호인 선임을 미루고 있는데, 이는 “한총련탈퇴만 하면 풀어준다”는 경찰의 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목포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22일 새벽 4시경 전남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 및 전투경찰 5백여 명이 총학생회 사무실 및 신문사, 방송국 등 각 건물에 들어가 집기를 부수고, 학생 36명을 연행해갔다. 연행자들 가운데는 정성태(인문대 학생회장) 씨 등 수배자 4명 외에도 신문사 기자, 테니스 및 바둑 동아리 회원 등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회 오 아무개 씨는 “수배자들이 검거된 공대 건물 옥상에는 핏자국이 선명했으나, 사건 발생 직후 학교직원들이 이를 서둘러 씻어 버렸다”고 밝혔다. 목포대 총학생회는 이날 사건과 관련해 기자회견 및 규탄집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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