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영국의 BBC 월드와이드뉴스는 한 자선단체의 보고서를 인용, 영국의 장애인들이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멘캡'(mencap)이라는 장애인 자선단체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장애인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건강진단조차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하며, 단지 몇 명의 장애인들만이 정기적인 암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에 응한 사람들 중 절반은 안구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년 동안 한 차례도 안구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보건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대상 중에는 주로 고연령층의 장애 여성과 아동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수치료가 필요한 난독증 아동들 중 73%가 언어·발성 치료를 받았지만 그들이 19세가 되면 치료받는 수치는 27%로 하락했다. 이렇게 특수하고 지속적인 건강검진과 치료가 필요한 장애 인구의 대부분이 기본적인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것은 공공의료에 대한 예산감축 및 기초 의료시설의 민영화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멘캡의 보고서는 "장애인들을 위한 의료혜택을 보장하기 위해서 제도적 장치와 의료노동자들의 훈련 및 시설 향상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주장하면서, "장애인들이 공공 의료시설에 쉽게 접근하고 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국보건서비스(NHS)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의 블레어 정부는 대처 정부가 도입한 신자유주의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공공복지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있으며 민영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민영화' 정책들은 영국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특히 공공부문에 대한 예산감축으로 인해 빈곤층과 실업자들은 사실상 의료, 연금 등 사회복지의 혜택으로부터 밀려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