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권리가 실현되어야 해요
교육을 받거나, 이동을 하거나, 영화나 음악감상과 같은 문화생활을 하거나, 일을 할 수 있는 '권리'들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가질 수 있는 권리에요. 그런데 이러한 '권리'들이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들은 가질 수 없는 '차별'이 되어 왔어요. 장애인들이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참여할 수 있더라도 비장애인과 다른 신체나 정신을 가진 장애인을 위한 시설과 환경을 마련하지 않는 것도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차별이에요.
장애인들이 받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여러 장애인들과 단체들이 모인 '4.20 장애차별철폐공동투쟁단'에서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불편을 겪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권리들에 대해 주장해요. 장애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줄일 수 있기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을 이용하기 위한 정보접근권,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문화권, 기차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동하기 위한 이동권, 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지원법, 또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장애인차별 금지법 등이 필요해요.
'장애인의 날'과 함께 '장애여성의 날'이 있어요
지난 토요일 서울의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몸으로 쓴! 장애여성 잔혹사!'라는 이름으로 3회 '장애여성의 날' 행사가 열렸어요. '장애인의 날'이 있는데 '장애여성의 날'은 왜 필요한 걸까요?
장애여성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고, 또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욱 부당한 차별과 폭력을 당하기도 해요.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사일은 장애여성에게만 하도록 요구한다거나, 장애인을 고용할 때에도 여성 장애인보다는 남성 장애인을 우선 고용하는 차별이 일어나기도 해요. 또 장애여성들은 장애남성과 달리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의 위협을 당하기도 해요. 그래서 장애여성들은 '장애여성의 날'을 만들고 장애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함께 없애자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랍니다. 일하기 원하는 장애여성들이 비장애인이나 장애남성과 차별받지 않고 일할 수 있어야 하고 성폭력이나 가정폭력의 피해 장애여성을 위한 지원과 권리가 보장되어야 해요. 또 경제적 어려움을 줄이기 위한 기초생활보장제도에도 남성장애인과 다른 여성장애인의 현실이 반영되어야 해요.
'장애인의 날'을 넘어 '장애차별이 없는 날'을 향하여
장애인들은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차별이 없는 날'이라고 이야기해요. 나라에서 만든 '장애인의 날'이 있는데, 왜 장애인들은 '장애차별이 없는 날'을 이야기 하는 걸까요?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나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장애를 차별하는 사람들의 시선과 행동도 장애인들을 힘들게 하는데, '장애인의 날'에만 주인공이 된다면 장애인들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1년에 꼭 하루, '장애인의 날'에만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1년 365일이 모두 장애인의 날이 되는 사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차별이 없는 날'이에요.
[생각해 봅시다] 왜 장애문제를 장애인이나 장애인 가족이 해결하지 않고, 나라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걸까요? 장애는 개인의 문제 아닌가요?
장애인들이 버스나 기차와 같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때, 아파서 치료를 받을 때,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을 때,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때는 그에 알맞은 시설이 필요해요. 또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차별을 받았을때는 이를 고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지요.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러한 시설과 제도들을 마련해 둡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러한 시설이나 제도, 법 등은 장애인이 아닌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만을 기준으로 하는 '비장애인 중심사회'였기 때문이에요.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만이 기준이 된다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행복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요? 장애를 가지지 않은 비장애인들의 권리들이 보장되야 하는 것처럼 장애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권리들도 보장되어야 해요. 장애인은 우리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니까요. 그리고 나라에서 이러한 권리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때에 비로소 권리들이 실현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