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오전동 강제철거 몸살
끊이지 않는 강제철거가 철거지역 서민들의 겨울나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7시 경,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엔 철거용역 60여명이 투입된 가운데 강제철거가 진행됐다. 이날 철거에는 포크레인 2대와 덤프트럭 등이 동원돼 공가(빈집) 6채가 순식간에 철거됐고, 이 과정에서 철거용역들이 강제철거를 저지하던 주민들을 마구 때리고 발로 밟아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무자비한 강제철거는 전철연(전국철거민연합) 소속 철거민들과 학생들의 지원투쟁으로 이날 오후 5시경 일단 중단됐으나, 주민들은 “겨울이 오기전 철거를 끝내기 위해 곧 다시 들이닥칠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
이날 강제철거가 진행된 오전동 8통 일대는 아파트 건설허가가 나기 전까지 영세가구공장과 상가, 영세 세입자들이 한데 어울려 살던 서민들의 삶터였다. 이들의 평화가 깨진 것은 지난해 난데없이 철거 통지서가 날아들면서부터였다.
이에 철거민 대표들은 당시 시장 신창현 씨를 면담해, 아파트 건설과 같이 중대한 사안에 대해 지역 주민의 의사를 묻는 공청회 한번 없이 허가를 내준 것을 비판했다. 또 대표들은 “철거대상이 된 영세민들에 대한 이주대책은 생각하고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나 신 시장은 이에 대해 “시 차원의 대책은 없다”며 “이는 건설업체와 해결할 문제”라고 잘라 말해 주민들을 실망시켰다.
그후 오전동 지역은 강제철거의 몸살을 앓기 시작했다.
이 지역 철거용역을 맡은 정원특수는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갔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아있는 주민들에 대한 협박을 일삼았던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의왕시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시청측은 지역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사태와 강제철거를 방관하기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용역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자, 결국 47가구 중 40가구는 이주대책비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공포에 질려 지역을 떠났다.
한편 지난 11일의 강제철거는 철거계고장도 없이, 14일 시장과의 면담을 앞두고 있던 시점에 기습적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특히 현 강상섭 의왕시장은 오전동 철대위 1기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강제철거를 방치해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고 있다.
현재 ‘순환식 개발에 입각한 가수용단지’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4가구는 지난 3월 이후 전기와 물이 모두 끊긴데다 밀가루 음식과 라면으로 겨우겨우 끼니를 때우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힘겨운 싸움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주민 박지순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주비 일이백만원 받고 나가면, 열악한 지역으로 이사갈 수 밖에 없고, 그곳에서도 시간이 지나 개발이 시작되면, 또 철거싸움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이 지역에서 아예 강제철거를 뿌리뽑아야, 자식들 대 가서까지 이런 싸움을 해야 하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