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오전동 재개발지역 강제철거
동절기(11월부터) 진입을 앞두고 재개발지역의 강제철거가 잇따르고 있다. 동절기엔 강제철거가 허용되지 않는 까닭에 10월말까지 철거를 마무리하려는 건설회사측의 의도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수원 권선4지구에서 강제철거가 시도된 데 이어<본지 10월 30일자 참조>, 30일 오전 7시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재개발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잠든 틈을 타 전격적으로 철거가 진행됐다.
이날 오전동 재개발지역을 덮친 철거용역회사(정원특수건설) 소속 직원들은 잠자던 주민들을 강제로 끌어낸 뒤 3대의 포크레인을 동원해 2시간만에 철거를 완료했다. 그러나 강제로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저항하던 철거민들이 용역원에게 구타를 당하고, 사진을 찍기 위해 마을로 들어간 부녀자들도 필름을 빼앗긴 채 용역원들에 의해 거칠게 떠밀려 타박상을 입는 등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주민 박 씨는 용역원에 의해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용역원들이 들어낸 가재도구를 사진촬영하던 도중 필름을 빼앗기 위해 달려든 용역원 6, 7명에게 붙잡혔으며, 이 과정에서 용역원 한 명이 가슴을 주물러댔다.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입이 막혀 있어 비명도 지를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전동 강제철거에 대해 전국철거민연합(의장 남경남, 전철연)은 "의왕시청은 지난 14일 있었던 주민과의 협의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까지 했지만,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철거를 진행했다"며 시 당국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오전동 주민들은 철거가 끝난 뒤 전철연 회원 및 대학생 1백여 명과 함께 의왕시청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였으며 강상섭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강상섭 시장은 오전동 철거민 대책위원회 1대 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어 주민들은 더 큰 배반감을 느끼고 있는 형편이다.
강 시장은 이날 저녁 주민들과의 면담에 응해 "주민들이 요구중인 임대주택 마련을 적극 검토하겠으며, 가수용시설 설치는 건설회사(동서주택)측과 협의한 뒤 다음주 중으로 다시 논의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장 잠자리가 없는 주민들이 철거지역 내에 천막을 설치하게 해달라는 요구는 거부했다고 주민측은 밝혔다.
한편, 시장과의 면담에 앞서 시청 내로 진입했던 최덕자 철거대책위원장은 전투경찰과 시청 직원들에 의해 쫓겨나는 과정에서 실신해 병원해 실려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