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이달 말 한국위원회 발족키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전범들의 처벌을 촉구하기 위해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 개최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전범법정을 위한 준비활동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2000년 12월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여성국제전범법정 준비를 위해 오는 11월말경 한국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연구자, 운동가, 법률가 등의 전문인으로 구성될 한국위원회는 앞으로 남은 2년 동안 위안부제도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한 연구 및 활동을 벌이게 된다.
‘2000년 여성국제전범법정’은 전쟁이나 무력 갈등 상황에서의 여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4월 열린 ‘전쟁시 여성에 대한 폭력’에 관한 네트워크 모임에서 제안됐으며, 지난 1946년 동경에서 열린 극동국제군사재판(통칭 동경재판)에서 전쟁범죄로 다루어지지 않은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를 주요 안건으로 다루게 된다.
1946년부터 48년까지 2년반 동안 열린 동경재판에서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731부대와 위안부 문제등 구 식민지에 대한 일본의 범죄에 면죄부를 부여한 바 있다. 이는 일본을 아시아 자본주의 정착의 구심점으로 삼아 미소냉전에 끌어들이려는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담합에 의한 것이었다.
그 결과 일본은 아시아에서 자본주의의 지배국으로 군림했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피해국들은 막강한 자본을 소유한 일본과의 관계로 인해 적절한 피해보상조차 요구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아시아 여성단체들의 끈질긴 국제 활동의 결과, 93년 일본정부는 위안부 징집이 강제적이었고 국가의 개입이 있었음을 시인하게 됐다. 이렇게 국제적 여론에 밀려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일본정부는 여전히 국가적 배상이나 사죄는 거부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일본, 필리핀 등 아시아의 민간단체들이 92년 조직한 아시아연대도 ‘전범법정’의 개최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아시아연대는 가해국인 일본에서 그들의 죄상을 재판하는 법정을 개정함으로서 위안부 문제가 전쟁범죄였음을 명백히 하고 이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을 모아, 일본정부의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할 계획이다.또 진상규명을 통해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 처벌의 선례를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에서는 전범들의 명단을 확보하는 일이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재청취함으로서 당시의 명령체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시아연대는 오는 12월 일본에서 회의를 갖고 여성국제전범법정에 관련한 세부사항을 논의할 예정이며, 법정을 개정한 후에도 아시아 인권센터 설립 등의 활동을 통해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