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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내가 본 인권선언 - 김중렬(환경운동연합)

생명이 갖는 권리

새로운 천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미래가 희망으로만 가득차 있지는 않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의 속출, 산림훼손에 의한 사막화 현상, 생물종의 급속한 멸종, 환경호르몬 물질에 의한 종보존의 위협 등 인류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들이 허다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슈퍼니코틴 담배가 수십 년 동안 비밀리에 제조, 유통되어 온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는 인류에게 장미빛 미래를 가져다 줄 것만 같았던 유전공학이 도리어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데 얼마든지 악용될 수 있다는 예를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

내일이면 1천여명의 해남 주민들이 서울로 올라온다. 핵발전소 건설예정후보지 3곳(해남, 울진, 삼척) 중 한 곳을 연내에 확정하겠다고 발표한 산업자원부 앞에서 반대집회를 하기 위해서다.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또 영월 동강댐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도 수십차례 상경집회를 가진 바 있다. 평생을 살아온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면 아무소리 못하던 때가 있었다. 핵발전소를 지어도, 댐을 지어도, 소각장을 지어도, 골프장을 지어도 침묵해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르다. 이제는 자신들의 생각을 큰 목소리로 말한다.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인간의 권리만을 주장하던 시대는 가고 있다. 이후에는 인간의 권리만이 아닌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권리'를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이제는 인간 역시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필요하다. 이는 곧 인간과 자연이 하나라는 생각이다. 자연을 도구화, 대상화하고서 인권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제는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의 권리'를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