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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찰, 또 성추행

피해여성들, 전 종로경찰서장 등 고소

집회과정에서 경찰들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들이 관할경찰서장과 가담 경찰들을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6월 24일 서울 안국동 소재 현대그룹 본사건물 후문에서 현대중기산업노조 주최로 열린 ‘현대중기산업 고용승계 촉구집회’에 참석했던 조선아(전국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조직국 차장) 씨 등 3명은 경찰에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들에 의해 성추행을 당했다며 관할 경찰서인 종로경찰서의 김영화 전 서장(현 서울경찰청 경비2과장)과 경찰들을 5일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가슴 만지며 치욕적 언사

고소인 조선아 씨는 “연행과정에서 웃옷이 말려 올라가 가슴이 다 보이는 상황에서 경찰이 가슴을 만지고 허리를 감싸안았다.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옆에 있던 전경은 ‘너 아까 내가 찍어뒀다’라고 말하면서 주먹으로 가슴을 마구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전경의 폭력으로 흉곽에 관절 및 인대의 탈구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민주노총에서 일하는 홍지영 씨 역시 “갑자기 옆구리 양옆으로 손이 들어오더니 양쪽 가슴을 누군가 마구 주물러돼 너무 소름이 끼쳤다. 내 가슴을 만진 사람이 누구냐며 용기를 내 항의했지만 갑자기 버스안의 불이 꺼지고 여기저기서 심한 욕설이 흘러나왔다”고 밝혔다.

길을 가다 봉변을 당한 시민 유주미(서울 광진구 군자동) 씨는 “도로를 지나던 중 집회광경을 목격하다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달려든 경찰에 의해 연행됐다. 연행과정에서 전경이 티셔츠를 가슴 위까지 끌어올리고 한꺼번에 달려들어 가슴을 만져댔는데 이에 항의하자 전경은 ‘절벽 같은 가슴 좀 만지면 어떠냐’며 치욕적인 언사를 해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또 유 씨는 차안에서 다른 여성들의 성추행 장면을 목격했으며 이에 여성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창문을 닫는 한편 불을 꺼 전경들의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했다고 밝혔다.

조 씨 등은 고소장에서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해야할 경찰이 오히려 평화적인 집회를 짓밟고 성추행을 통해 연약한 여성들의 인권까지 송두리째 짓밟았다”며 당시 범행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현대중기산업(주)노동조합과 진보정당창당추진위원회(공동대표 권영길) 등은 6일 성명을 내고 “평화적 시위를 벌이던 집회참석자들을 강제 연행한 것도 모자라 여성을 성추행한 경찰의 행동은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며 “가담자 전원의 사법처리를 위해 제 시민․여성단체들과 연대해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