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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부천시 상동 강제철거

가수용시설 마련 요원


부천시 상동 신상리 택지개발지역 주민들이 지난 2일 오전 11시경부터 부천시장실 앞에서 “폭력사태의 배후조사와 책임자처벌, 부천 남부경찰서의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항의농성에 돌입하였다.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전경 1개중대의 엄호아래 철거가 감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마을 주민 송해월(여, 68)씨를 비롯한 8명이 부상을 당해 인천 중앙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에 있으며 이들은 무릎과 허리, 목 부위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부천 상동 세입자대책위원회(대표, 배운성,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시행청인 부천시와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토지공사) 및 대책위 3자가 만난 자리에서 상동지역에 대한 강제철거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공사차량 진입로를 내는 구역만을 철거하는데 협조하기로 합의했었다. 대책위는 이런 사전약속을 어기고 강제철거를 자행하도록 방조한 부천시청과 토지공사의 처사에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시행자인 토지공사의 고 아무개 과장은 “이주에 따른 보상금이 지급되었으므로 세입자들은 거주지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으며 철거작업은 적법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세입자들이 주장하는 영구임대주택의 건설에 대해서는 “대규모택지개발공사에서는 건설의무가 없다”고 하였다. 한편 시행청인 부천시의 도시개발사업소의 한 관계자는 “한국토지공사에 사업권을 주었기 때문에 책임은 거기에서 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철거민들의 항의농성이 거세지자 부천시와 토지공사 상동사업단은 3일 오후에 대책위를 만나 2일 철거과정에서 발생한 불상사에 대해 사과하고 앞으로 철거를 할 때에는 대책위와 사전에 협의해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또한 순환식 재개발로 철거민들의 생활공간을 마련해주겠다고 해 대책위는 3일 오후 4시경 농성을 정리했다.

그러나 여전히 남는 문제는 현행 택지개발과 관련해 철거민들의 안정된 생활보장을 위해 필요한 ‘가수용시설’이나 ‘순환식재개발’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기본적 권리가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