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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동티모르, 고통을 넘은 재건

6개월간 7백명 사망, 10만의 난민


피비린내 나는 비극으로부터 벗어난 지 5개월, 동티모르인들에게 드리운 그림자는 여전히 짙다. 대량학살의 공포는 가셨지만, 질병, 난민들의 귀환 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티모르의 한 난민캠프는 지난 여섯달 동안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7백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아동과 임신한 여성들로, 우기 동안 난민캠프가 자주 침수하면서 발생한 여러 질병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십만 명이 넘는 난민들이 아직 동티모르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1일 동티모르와 서티모르의 국경지대에서는 예기치 않은 투석전에 인도네시아 군의 공포탄 발사까지 이어져 걱정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오랜 고통의 역사를 극복하는 일들도 한창이다. 우선적으로 손에 꼽히는 것은 책임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는 일이다.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는 동티모르 주민투표 이후 일어난 온갖 잔학 행위의 책임자들에 대해 3개월 이내에 재판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국제전범재판소를 설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직후에 발표된 것이다. 앞서 동티모르 학살의 책임자로 지목됐던 위란토 국방장관도 전격적으로 해임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요구와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 다국적군의 철수가 완료되는 이번 주말 경부터는 유엔과도 정부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과도 정부는 앞으로 약 3년 동안 동티모르가 완전한 독립에 이르는 과정을 감독하면서 평화 유지의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인 작은 정성 모아

한편 국내에서는 동티모르 문제가 어느새 잊혀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민주연대와 인권운동사랑방 등은 동티모르 지원단체인 티모르 에이드에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번 성금은 대학살 이후 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동티모르 난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에 따라 지난 해 10월부터 조금씩 모아온 것으로, 총 1백1만1천470원이다. 국제민주연대의 최재훈 씨는 "모금액이 너무 적어 안타깝다. 하지만 동티모르인들이 폐허로부터 희망을 가꾸어나가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바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