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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묻지마 인선기준, 상관하지마 인선과정

인권위원 11명 사실상 모두 정해져


6일 오전 청와대·대법원 앞에서 인권단체연대회의의 '국가인권위원 인선기준 공개'를 요구하는 1인 시위가 벌어지는 시간, 김대중 대통령은 상임위원에 박경서 성공회대 객원교수를, 비상임위원에 이진강 변호사와 정강자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인권위원 명단을 공개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8월 저녁 본지에서 대법원 공보관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명단 공개를 요청하고 나서야, 정상훈 사무관은 김오섭 변호사, 신동운 서울대 법학과 교수, 조미경 아주대 법학과 교수가 지명됐다고 뒤늦게 확인해 주었다. 물론 이들이 왜 인권위원으로 선정됐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다. 또한 대법원장이 이들 3명을 지명한 사실을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발표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8월 1일 인권위원장으로 김창국 변호사를 내정한 이후, 인권위원 11명에 대한 인선은 사실상 모두 끝났다. 9일 오후 5시 청와대에서 이들에 대한 임명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 바로 세우자!' 인권단체연대회의(상임공동대표 김광수 등, 아래 연대회의)는 지난 4일부터 3일간 국회, 청와대·대법원 등에서 연일 1인 시위를 벌였고, 5일에는 '인권위원의 이름만 덜컥 발표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한까지 청와대와 대법원에 전달한 바 있다.

한편 연대회의는 9일 오후 2시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인권위원의 무원칙·밀실인선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진다. 집회에서는 지금까지 인권위원 인선에 관한 경과가 보고되고, 무원칙·밀실인선을 상징하는 퍼포먼스가 계획되어 있으며, 반전평화를 호소하는 긴급발언도 있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