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 학생 참여는 없다
"혹시 이런 인권사각 지역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나중에 남들의 인권이고 뭐고, 나만 살면 그만이다 라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아닐까요?"(오마이뉴스 독자의견)
22일 인권운동사랑방과 '학생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 중고등학생연합'(아래 학생연합, 대표 육이은)이 발표한 「인권을 찾자 교칙을 찾자 캠페인 결과 보고서」에 대한 반응은 한마디로 교칙이 학생들의 존엄성과 인권 보장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본지 10월 23일자 참조 >
교칙분석 자문위원으로 참가했던 이석태 변호사는 "교칙을 학생들의 인권의 관점에서 분석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의 교칙은 학생들의 변화된 상황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 당국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획일적인 기준으로 학생들의 인권을 보호하는데 미흡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2백44개가 각기 다른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교칙 내용에는 별 차이가 없다. 일선학교에서는 97년도 이전까지 교육부가 하달한 '학생선도규정 표준안'이 있었다. 그후 교칙 제정이 자율화되었지만 학내 여론수렴을 통한 개정없이 표준안을 그대로 유지했던 것.
이런 문제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법령에 근거해 일선 학교에서 구성원들의 민주적 합의를 통해 규율을 정해야 한다"며, "교육부가 교칙 내용의 옳고 그름을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정도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도 원칙적으로 일선학교에서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초·중등교육법 제8조에는 "학교의 장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지도·감독기관의 인가를 받아 학교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을 뿐, 교칙 제·개정에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를 보장한 내용은 없다. 그나마 교직원과 학부모는 초·중등교육법 제31조에 의거해 학교운영위에 참여할 수 있지만, 학생은 여기서도 배제되어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의 현원일 참교육실천위원장은 "지금의 교칙은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을 뿐더러 학생들의 최소한의 의사표현도 제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학교 운영 참여를 통해 민주적 훈련과 자기 권리를 자각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칙의 제·개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