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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정치적 음모' 아닌 '성매매' 문제다

양길승 실장 파문, 성상납·접대문화 반성 계기돼야

최근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 사건을 단지 고위 정치권의 비리 문제나 '정치적 음모'의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되고, 정치권과 성매매 산업의 유착 또는 만연한 성상납의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는 7일 발표한 논평에서 이 같이 주장하면서, 이번 사건이 정치세력과 성산업 간의 유착을 근절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도록 언론도 이와 같은 시각으로 다루어줄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사건을 '정치적 음모'로만 바라보는 청와대의 태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소리회는 "양 실장 사건은 몰래 카메라를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찍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성매매 행위로 조사를 받고 있는 범죄자에 의해 정치권의 실세가 향응을 제공받고 청탁을 받은, 정치권과 (성매매) 범죄자의 유착비리 문제"라면서 "성을 매매하는 업소의 주인에게 향응을 제공받은 정치권의 실세가 경질되는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는 사회라면, 우리 사회에서 여성을 성적 상품으로 매매하는 행위는 근절할 수 없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한소리회 조진경 사무국장은 "우근민 제주지사의 성희롱 사건이 불거졌을 때도, 최근 부산지역의 한 신부의 유아 성희롱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늘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해 사건의 본질을 희석시키려는 시도가 있어왔다"면서 "여성을 상납하고 '여성을 끼고 노는' 접대문화를 당연시하는 풍토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사무국장은 "양 실장이 접대여성을 돌려보냈다는 말도 믿기 힘들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그 여성이 업소주인에게 2차를 강요당했을 때 왜 거부할 수 없었는지를 파헤치고, 주인이 지역 유지에다 그 업소가 대통령의 측근까지 드나들 정도일 때 그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강요당한다 해도 어디에도 호소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는 점을 조명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의 조이여울 편집장도 "양 실장 사건을 단지 '향응'이라고만 표현하는 것은 남성 접대문화에 기본적으로 깔려있는 성매매를 너무나 당연시하기 때문"이라면서 "성매매나 성매매가 기본이 되어있는 접대문화 자체에 문제제기하지 않고 단지 남성들 사이의 '거래'나 '부정부패'의 문제로만 접근하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조 편집장은 또 "이번 사건에서 업주와 검찰의 유착관계까지 드러난 만큼 그러한 유착관계를 끊어내고 성매매에 관한 잘못된 검찰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