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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자유롭고 평등한 의사소통을 위해 - 『비폭력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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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셜B. 로젠버그/ 옮긴이: 캐서린 한/ 펴낸이: 바오/ 279쪽/ 2004년 11월


우리 일상을 구성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인 '언어와 대화방식'을 통해 자유롭고 평등한 의사소통을 일깨우는 단행본이 출간됐다. 이 책을 '∼하는 법' 류의 유익한(?) 인간관계 '기술'을 안내해주는 심리학 교양서로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또한 주로 자본가나 권력자들이 흔히 말하는 '대화와 타협'의 의미로 오해한다면 그만 책을 덮어달라고 요구하고 싶다.

지은이의 이력에서도 드러나듯이 분쟁지역, 갈등관계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인용된 사례는 우리를 둘러싼 억압, 긴장관계에서 어떻게 서로의 욕구에 귀 기울이고, 수용하며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지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폭력을 만들어내는 기득권에 맞선 저항의 몸짓으로 비폭력이 가질 수 있는 무기인 '언어'의 힘이 어떤 대화방식으로 구성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지은이 로젠버그는 먼저 두 가지 질문부터 시작한다. 첫째, 인간이 자신의 본성인 연민으로부터 멀어져 서로 폭력적이고 공격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둘째, 어떤 사람들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 가운데에서도 어떻게 연민을 유지할 수 있는가? 질문에 대한 천착으로 로젠버그는 연민을 느끼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연구하면서 우리가 쓰는 언어와 말이 얼마나 큰 구실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된다. 로젠버그는 연민이 우러나오는 유대관계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화방법(말하기와 듣기)으로 비폭력대화(Non Violent Communication)를 고안해 냈다. 비폭력대화는 분석이나 비판을 하기보다 우리가 무엇을 관찰하고 그에 대해 어떻게 느끼며,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둘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연민의 깊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비폭력대화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폭력'을 통해 길들여진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억압과 왜곡에 대항해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하는 힘을 주고 있다. 때론 당혹스럽고 부끄럽지만 '용기'로 마주 한다면 못할 것도 없다. 평화가 침묵을 통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개인이든 사회든, 그 속에 내재해 있는 공포를 대면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야할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