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홍콩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대규모 투쟁단이 홍콩 현지로 떠난다.
전농·민주노총 등 민중사회단체로 구성된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한국민중투쟁단'(단장 정광훈, 아래 한국투쟁단)은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빈곤과 불평등, 전쟁과 폭력을 낳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멈추는 것, 전 세계 민중의 눈물의 씨앗 WTO 도하개발의제 협상을 중단시키는 것, 이것이 바로 전 세계 민중이 삶을, 그리고 권리를 되찾아오는 유일한 길"이라고 밝혔다.
전농 900명 등 1500여명이 참여해 11일 출국하는 한국투쟁단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각료회의 개막일인 13일 오전 10시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한국민중투쟁단 결의대회'를 열고 11시부터 진행되는 각료회의 개막 집중집회와 행진에 참여한다.
14일에는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아시아 각국 참가자 3000여명과 함께 '아시아민중결의대회'를 열며, 각료회의 폐막일인 18일에는 폐막집회 후 '한국민중투쟁단 투쟁승리 보고대회'를 연다. 15일과 16일에는 홍콩 중심가와 주요 지하철역 주변에서 거점선전전을 진행하며, 14일부터 17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중심가에서 '고 이경해열사 추모 및 WTO 6차 각료회의 무산을 위한 촛불시위'를 연다.
한편 홍콩정부는 대규모 한국투쟁단의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탄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미 홍콩경찰은 "각료회의시 대규모 집회시위가 있을 것을 예상하고" 부산 아펙정상회의가 열린 지난달 17일 고위 간부 7명을 부산경찰청에 파견해 "농민단체의 과격한 시위를 진압하는 방법 등을 견학"했다. 또 홍콩경찰은 아펙기간 한국경찰이 해외 참가자 1000여명에게 입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처럼 한국농민 300여명을 입국금지 대상자로 지정했고 통제에 따르지 않는 한국인을 수용하기 위해 감옥을 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홍콩 보안국은 각료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공안조례 36조를 적용해 출입금지 구역내 수용인원을 2만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 구역 출입자는 회의참석자와 비정부기구 대표, 언론관계자, 준비측 위원 등으로 제한된다.
한국투쟁단은 홍콩정부에 대해 "한국 민중들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처절한 투쟁을 '폭력 난동'으로, 한국의 노동자와 농민을 '폭도'로 몰아가는데 여념이 없"다며 "홍콩정부의 이러한 반민주적, 반인권적 행위가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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