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쓰
얼마 전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날, 국회 앞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농성장에 있던 한 활동가가 하늘에 뜬 무지개 사진을 공유해줬다. 전 대통령을 환송한다느니, 새로운 대통령을 환영한다느니 하는 말이 많아 심지어 기사까지 쏟아졌는데, 평소 같았으면 예쁘다고 좋아했을 장면이 하나도 반갑지가 않고 씁쓸하기만 했다. 차별금지법 하나 안 만들고 임기를 끝내버린 전 정부나, 차별금지법 하나 만들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현 정부를 생각하니 더더욱. 언제부터인가 나에게도 무지개는 자긍심과 평등의 상징이 되었나 보다.
민선
동료들과의 강원도 여행 중 들린 편의점, 우릴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무지개 양말 걸려있는데 안살 수가 없더라. 단식농성 돌입하는 날, 무지개 양말 신으면 더 힘이 날 것 같아서 챙겨신고 나갔는데, 저 앞 발목 위로 보이는 동료의 무지개 양말 보면서 같은 맘이구나 싶었다.
대용
하늘에 뜬 무지개보다 내가 방문하는 공간의 무지개가 더 반가울 때가 많다. 카페든 음식점이든 무지개 모양 스티커가 붙어있으면 왠지 빻은 소리 안 들을 거 같고, 내가 편하게 이야기해도 덜 거슬린달까. 당연히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무지개가 가장 의식되는 순간이다.
몽
최근에 집 옥상에 올라가 쌍무지개가 뜬 모습을 보고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대화방에 공유했던 기억이 남아 있어서 뒤져보니... 2021년 8월 8일, 1년이 다 되어간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 가문 땅에 시원한 비가 연일 쏟아지고 선명한 무지개가 쨍 떴으면.
정록
무지개는 소나기처럼 짧고 굵게 비가 내린 후에 햇빛이 강하게 비출 때 나타난다. 햇빛도 찬란해진다. 그래서 무지개를 봤던 때는 언제나 상쾌한 기분. 무지개 자체보다 그 시간, 공간이 주는 느낌이 좋다.
가원
빨주노초파남보라는 무지개 빛깔 스펙트럼 속에 얼마나 미묘하게 많은 색들이 담겨있는지, 그 중 가장 좋아하는 색을 고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 모든 색이 지닌 그 고유함을 사랑한다.
다슬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를 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다. 5월 10일 날, 유명했던 그 무지개를 직접 보지 못하고 사진으로만 접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최근 들어서는 현수막에서 무지개를 더 많이 본 듯 하다. 요즘 따라 현수막이 다 예뻐보이는 건 다 무지개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