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시무시한 교실
초등학교 3학년 유연수
나는 교실이 무섭다. 왜냐하면 애들이 ◯◯이나 그런 약한 애들을 때리기 때문이다.
나는 선생님이 회의하러 안 갔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선생님이 없으면 애들이 막 때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이한테 말을 걸고 싶은데 애들이 나까지 때리고 놀릴까봐 말을 안 건다. 그런데 언제 내가 ◯◯이가 무지 화가 난 걸 보았다.
우리 반 애들이 한심했다.
그리고 난 교실이 싫다. 쉬는 시간도 싫다.
# ◯◯이
초등학교 3학년 전현철
◯◯이는 우리반에서 사람처럼 대하지 않는다.
◯◯이가 약하고 발음이 이상해서 그런다.
△△이가 오늘 막 ◯◯이에게 말을 바보같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이가 의자를 들었다.
“왜 자꾸 그래.” 라고 소리쳤다.
△△이는 얼굴을 때렸다.
좀전에도 □□가 때렸는데 엄청 많이 울었다.
너무 불쌍해서 상우와 내가 위로해 줬다. 불쌍해서 나도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이와 □□는 잘못 없는 애를 왜 때리는 줄 모르겠다.
그리고 ◯◯이가 너무 불쌍하다.
그리고 막 ◯◯이네 형도 욕한다.
난 정말로 걔네가 비겁하다.
나와 상우도 이르고 싶지만 우리를 때려서 못 이른다.
나는 이르고 싶고 다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
# 우리반 애들
초등학교 5학년 이한솔
우리반 애들은 따로 논다. 핸드폰 갖고 있는 애랑 놀고 없는 애나 왕따 당하는 애들은 따로 논다.
나쁜 애들은 교실에서 핸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나머지 애들은 아침자습 시간에 ‘꼬마야 꼬마야’나 한다.
맨날 해서 우리 반 여자는 거의 나와서 논다.
비가 올 때는 도서실 있는 데에서 한다. 난 핸드폰 음악 듣는 애들보다 왕따 당하는 애들이랑 노는 게 더 좋다.
그리고 급식시간에 걔네들이랑 같이 먹는다. 걔네랑 먹는 게 더 맛있다.
난 우리 반 애들이 싫고 좋은 애가 따로 있다.
핸드폰 가진 애들이 확실히 싫다.
그리고 따돌림 당하는 애는 마음이 따뜻하다.
# 난
초등학교 3학년 ◯◯◯
난 왜 장난을 많이 칠까?
난 그래서 왕따 같다.
그리고 난 기분이 나쁜 것은
오빠들이 놀릴 때가 제일 기분이 싫다.
그럴 때 내가 제일 밉다.
나를 왜 아이들이 놀릴까.
그리고 아이들이 베낀다고 놀릴 때도 많다.
제일 기분 나쁜 거다.
그리고 우리 모둠이 나 보고
고아원에 다니는 거 같다고 할 때
선생님한테 말하고 싶다.
[끄덕끄덕 맞장구] ‘그까이꺼~’가 아니에요
학교는 공부를 하는 공간일 뿐 아니라 동무들과 함께 놀고, 이야기하며 서로 관계를 맺어나가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함께 생활하는 동무들, 그리고 선생님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학교가 즐겁고 신나는 공간이 될 수도, 반대로 지옥 같은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이나 시키는 아이들, 그리고 이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즐거움의 공간일까요? 아니면 생지옥과 같은 공간일까요?
어떤 어른들은 동무 사이 괴롭힘인 따돌림을 그저 아이들이 크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동무들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은 그럴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라며 차갑게 말하기도 하지요. 또 어떤 사람들은 따돌림을 시키는 아이들을 엄하게 가르치고, 따끔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처럼 따돌림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따돌림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따돌림은 누군가의 말처럼 ‘그까이꺼~’정도로 가볍게 넘겨버릴 일도, 또 피해자나 가해자로 나눠서 처벌만을 강조할 일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따돌림은 정도를 떠나서 그 자체가 ‘폭력’입니다. 그리고 이런 폭력이 끔찍한 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는 물론 그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따돌림을 시키는 아이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동무의 경우를 보더라도 따돌림이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동무들을 미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을 겪게 되는 자신에 대해서까지 미움을 갖고 있습니다. 또 힘 있는 동무들이 약한 동무를 괴롭히는 상황을 보더라도 자신도 똑같이 당할까 두려워서 이를 지켜봐야만 하는 동무들도 굴욕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폭력적인 상황을 즐기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따돌림을 시키는 동무들 또한 자신도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폭력은 인간의 마음을 파괴하고, 스스로의 존엄성마저 지키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따돌림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동무 사이 괴롭힘은 어떤 동무가 너무 폭력적이어서, 아니면 원래 타고난 성품이 나빠서 일어나는 일로 여길 수 없습니다. 따돌림은 바로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차별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교사,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하는 체벌, 그리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두발단속 등 알게 모르게 폭력을 학습시키는 사회 곳곳의 폭력적인 문화와 구조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또한 동무들이 폭력적인 상황에서 여럿이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선생님이라는 더 큰 힘에 기대 폭력을 해결하려는 것 또한 지금까지 폭력을 더 큰 힘이나 폭력으로만 해결해온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돌림은 결코 자신을 책망하거나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더 이상 따돌림 때문에 괴로워하는 동무들이 없도록, 그리고 우리 동무들이 함께 폭력에 맞서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서 인권과 평화의 꽃을 피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인권이나 평화교육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다른 동무에 대한 존중감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 김영원
어떤 어른들은 동무 사이 괴롭힘인 따돌림을 그저 아이들이 크면서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동무들은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은 그럴만한 행동을 하기 때문이라며 차갑게 말하기도 하지요. 또 어떤 사람들은 따돌림을 시키는 아이들을 엄하게 가르치고, 따끔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이처럼 따돌림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다양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 따돌림을 한 마디로 정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따돌림은 누군가의 말처럼 ‘그까이꺼~’정도로 가볍게 넘겨버릴 일도, 또 피해자나 가해자로 나눠서 처벌만을 강조할 일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따돌림은 정도를 떠나서 그 자체가 ‘폭력’입니다. 그리고 이런 폭력이 끔찍한 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는 물론 그런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따돌림을 시키는 아이들 모두에게 상처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난’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동무의 경우를 보더라도 따돌림이 자신을 놀리고 괴롭히는 동무들을 미워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일을 겪게 되는 자신에 대해서까지 미움을 갖고 있습니다. 또 힘 있는 동무들이 약한 동무를 괴롭히는 상황을 보더라도 자신도 똑같이 당할까 두려워서 이를 지켜봐야만 하는 동무들도 굴욕감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폭력적인 상황을 즐기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따돌림을 시키는 동무들 또한 자신도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결국 폭력은 인간의 마음을 파괴하고, 스스로의 존엄성마저 지키지 못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따돌림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동무 사이 괴롭힘은 어떤 동무가 너무 폭력적이어서, 아니면 원래 타고난 성품이 나빠서 일어나는 일로 여길 수 없습니다. 따돌림은 바로 가난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을 차별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교사, 부모가 아이들에게 가하는 체벌, 그리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두발단속 등 알게 모르게 폭력을 학습시키는 사회 곳곳의 폭력적인 문화와 구조 속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또한 동무들이 폭력적인 상황에서 여럿이 함께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선생님이라는 더 큰 힘에 기대 폭력을 해결하려는 것 또한 지금까지 폭력을 더 큰 힘이나 폭력으로만 해결해온 방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따돌림은 결코 자신을 책망하거나 다른 사람을 미워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요. 더 이상 따돌림 때문에 괴로워하는 동무들이 없도록, 그리고 우리 동무들이 함께 폭력에 맞서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뿐 아니라 사회에서 인권과 평화의 꽃을 피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인권이나 평화교육을 통해 자신뿐 아니라 다른 동무에 대한 존중감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 김영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