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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물구나무] 이자(利子, INTEREST) 없는 세상

“벨렐렐렐레~”
이른 아침 나의 허벅지에 느껴지는 흐뭇한 떨림. 반가운 마음으로 휴대폰 창을 열면,



요즘 들어 부쩍 TV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대부 광고나 은행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아래와 같은 리플렛들. 은행, 제2금융권, ☆☆카드론 등 여기저기 돈을 빌려주지 못해 안달이 났다. 돈을 빌려줘야만 ‘이자’라는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돈을 빌려주고 원금에 더해 ‘웃돈’을 받는 것은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는 큰 짐이 된다. 돈이 돈을 낳게 만드는 이자는 부유한 사람을 더욱 부유하게 하고,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어 만드는 데 그 해악이 있다. 이자는 가난한 사람의 부를 더욱 쥐어짜서 부유한 이에게 갖다 바친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딱 맞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어왔던가? 많은 사람들이 가계부채나 카드빚 때문에 고통스러워할 뿐만 아니라 카드빚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범죄를 저지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대부분의 것은 온전히 가난한 사람들의 아픈 고통이다. 이러한 사슬의 중심에는 이자수익으로 자본을 축적하는 은행과 카드회사 등의 금융산업이 존재한다.

이자제도가 가난한 사람들이 고통 받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하지만 가난해서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그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빌려준 돈보다 더 큰 돈으로 갚으라는 것은 바위에 눌린 사람의 바위를 잠시 들었다가 곧 더 큰 바위덩어리로 누르는 것과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와 같은 사실을 알지만, 합법적인 이자제도 하에서는 그저 안타까운 ‘부작용’일 뿐이다.

이자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다. 주식, 채권, 펀드, 재테크 등 이자를 근간으로 하는 금융상품과 파생상품이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서 ‘이자’를 없애자는 것은 생뚱맞고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받는 대출에 의지해 생산활동을 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이자를 없애버리기는 아무래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금이자가 없으면 저축하는 사람이 없어 돈이 모이기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자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이 존재하는 지금 이 세상은 이자가 없는 다른 세상을, 다른 시스템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 세상에서 없어지는 것이 단지 이자만은 아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