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싸람들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다. 자기네들이 하는 짓들은 생각도 못하나보다. 한참 건너뛰었다. 인권침해의 시작은 불법고용이 아니다. 이주노동자들을 미등록이주노동자로 몰아붙이는 불합리한 고용허가제, 비인간적인 사업주와 노동환경이 인권침해의 원인이고 시작이며 명백한 ‘불법’이다! 한국의 이주노동자에 대한 제도를 포함한 몰상식한 대우가 그들을 불법지대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합법? 불법? 무엇이 불법을 조장하는가
이주노동자를 위해 마련했다는 고용허가제는 사용주의 권리만을 외쳐대고 정작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이주노동자들은 고용주의 폭력과 열악한 사업장 환경에 시달려야 한다. 도저히 못 견뎌서 사업장을 옮기고 싶어도 (겨우 세 번밖에 기회가 없는데도) 사업주 허가 없이는 뜻대로 할 수 없다. 혹여나 다른 직장으로 이직을 할 수 있다 해도 복잡한 절차와 서툰 한국어 실력으로는 구직기간제한의 벽을 넘을 수 없다. 고용계약 기간은 1년 단위인데, 재고용을 간절히 원해도 사업주 마음이 안내키면 타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당하거나 부당한 조건으로 고된 노동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은 정당한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주의 갖은 협박에 월급 떼이긴 일수고, 빼앗긴 권리를 찾을 만한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마치 홈런을 칠 수 있는 야구선수에게 안타만 치라고, 홈런을 치면 삼진아웃이라고 하는 꼴이다. 야구경기에서 선수들의 역량과 권리는 무시하고 감독과 심판에게만 전지전능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경기를 뛰는 사람은 선수들 아닌가?
뜯어보면 고용허가제가 아니라 불법조장제나 다름없다. 이런 법과 사업주의 만행 때문에 한국에 온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본인의지와 상관없이 미등록이주자·불법노동자로 내몰리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궁지로 내몰린 이주노동자들은 불법고용으로 인해 또 다시 부당하고 불법적인 경우들을 겪게 된다. 이주노동자를 위한다는 법이 실상은 불법을 조장하고, 결국에는 강제단속강화를 비롯한 이주노동자의 권리를 짓밟는 행위들을 합법이란 껍데기로 비호하는 것이다. 정말 비호감이다.
2MB정권에서 더 심해졌다고 하지만, 오래전부터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단속은 굉장히 폭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애초에 법으로 지켜줄 수 없다 밖으로 내치고는, 그 법을 어긴 것이니 불법이라며,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는 토끼몰이 강제단속의 비인간성에 입이 쩍 벌어진다. 턱이 빠지겠다;;; 이건 뭐 신호등 없애 놓고는 신호위반이라고 딱지 떼는 격이다.
현대판 주홍글씨??....
얼마 전 인천시내버스에서 만난 외국인노동자 생각이 난다. 창문만 뚫어져라 보고 있는 내게 심심하지 않냐며 말을 건낸 그는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며 가방을 뒤적여 자기 공책을 보여주기까지 했다. 우린 아주 짧고 서툰 한국말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노동 분야의 일을 거의 도맡아하고 있고, 한국 산업 생산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다문화 사회라고 떠들어대면서도 여전히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바깥으로 쫒아내려고만 한다. 그들은 불법이라 낙인찍혀 수시로 강제, 폭력, 편견, 불편한 시선들과 마주친다.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볼 때면, 현대판 주홍글씨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는 타향살이만도 서글플 그들을 너무 고독하고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가 뜬구름이 아닌 이 땅에 발붙일 수 있는 그 날은 언제 오려나. 헐.
덧붙임
정인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