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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물구나무] 신속하게 달려가겠습니다. MB정권을 위하여!

이 문구는 경찰이 친절함을 표현하려 했겠지만 경찰폭력을 경험한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현실이다.

▲ 이 문구는 경찰이 친절함을 표현하려 했겠지만 경찰폭력을 경험한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현실이다.


“짜짜짜짜 짜증나 어엄청난 그 경찰 악~!”

짱가의 노래 구절이 생각난다.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짜짜짜짜 짜짱가 어엄청난 그 힘은 얍~” 이 노래, 요렇게 바꿔 불러볼까나. “어디든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짜짜짜짜 짜증나 어엄청난 그 경찰 악~!”

요즘 경찰이 정말 신속하긴 하다. 명박정부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그들이 신속하게 달려가는 것은 국민을 위한 일이 아닌 것 같다. 경찰이 달려오면 사람들은 일단 신변의 위협을 느끼게 돼버렸다. 그들은 신속하게 달려가 보호해야 할 사람들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왜 경찰의 방패는 죄 없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향해있을까.

사람들의 의사와 표현이 자유롭게 모아져야 할 광장에, 노동자로 일하고 싶다며 고립된 공간에서 외로운 투쟁의 나날을 지새고 있는 쌍용자동차공장에, 반년 넘게 장례를 치르지 못한 분들의 억울한 영혼이 숨 쉬고 있는 용산과 순천향병원에, 쌩뚱맞은 인권위원장이 취임하는 국가인권위 건물 입구에…. 경찰은 언제나 이 잔인하고 몰상식한 정부의 편에 서서 우리를 탄압하고 있다.

안전을 위협하는 건 당신들이라구~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라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은 집어치웠으면 좋겠다. 그 누구의 안전도 해치지 않는 집회와 기자회견 혹은 거리선전전에서조차 사람들은 수시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연행을 당하고 있다. 반년 전 용산에서는 경찰의 무리한 진압작전으로 철거민 다섯 분이 돌아가시는 참사가 일어났었다. 지금 평택 쌍용자동차공장에 있는 경찰은 중립적 태도를 취한답시고 사사건건 우리의 앞을 가로막으면서도 용역의 폭력은 묵인한다. 경찰은 사측, 용역과 조직적인 팀워크를 과시하기도 한다. 경찰은 헬기에서 최루액 투하, 컨테이너박스로 특공대 투입하기, 살수차, 5만 볼트 전기가 흐르는 전기총(테이저 건)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파업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말살하려는 대규모 살인진압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쌍용자동차에서 경찰은 중립자가 아니라 회사의 사설 경비원이다. 사측 구사대와 용역 편임을 자랑하는 듯 어울려 있다.

▲ 쌍용자동차에서 경찰은 중립자가 아니라 회사의 사설 경비원이다. 사측 구사대와 용역 편임을 자랑하는 듯 어울려 있다.


보고 또 보고, 경찰국가 따로 없네

꼭 현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거나 투쟁하는 현장만이 아니다. 어딜 가나 경찰이 보인다. 하지만 그 모습은 ‘나를 지켜 줄 경찰, 든든하네.’ 같은 순진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그냥 섬뜩하다. ‘앗, 다가오지마….’

아아, 나도 순진하고 싶다. 왜 이 나라와 경찰들은 나를 이렇게 만드는 것인지.ㅠ_ㅠ 경찰 차벽으로 도심 차도의 한 줄을 버젓이 차지하고 인도 곳곳에서 상주하고 있는 경찰. 누굴 감시하고 있는 것이며, 무엇을 낚아보려고 그러는 건지…. 감시는 내 움직임과 생각마저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다. 오그라든다.

경찰에게 ‘위’는 누구여야 하는 걸까?

경찰과 마주할 때면 ‘위에서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긴 요즘에는 그런 구차한 변명도 들을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광기어린 권력이 군림하는 곳일 게다. 일명 2MB을 비롯한 경찰청장 등이겠지. 경찰은 그 명령에 무조건 복종해야만 하는 것일까. 권력자가 경찰들은 ‘생각과 판단’ 없는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 데 ‘신속하게 달려가’봤자 무얼 하겠는가 말이다. 경찰이 옛말대로 민중의 지팡이라면 ‘위’는 권력자가 아니라 민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는 한낱 꿈일 뿐이라고 핀잔 받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일은 또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날까. 휴~
덧붙임

정인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