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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없다! 뻔뻔하다! 지금이라도 후보사퇴하시라!

허준영 서울 노원구병 새누리당 국회의원 후보②

4월 11일 치러지는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923명이 후보 등록을 해 3.8: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923명 중 눈에 띄는 전직 경찰 2명이 있었으니 바로 허준영, 김석기다. 각각 여의도 농민 시위진압과 용산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여러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찰 책임자였다. 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경찰폭력에 대해 아직도 정당한 공권력 운운하는 그들을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기획했다.

‘노동자’와 ‘국민’을 사랑하기 위해 철도공사로 낙하한 허준영

2005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농민 사망사건으로 경찰청장에서 경질된 이후 허준영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섭섭함을 곳곳에서 토로했고, 그 보답으로 드디어 철도공사 사장이 되었다. 아니나 다를까 경영혁신, 기업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취임한지 한 달 만에 전체의 16%에 해당하는 5,115명을 2012년까지 정원 감축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엄청난 초기 건설비용 때문에 회계 상 만성적인 적자 구조에 있을 수밖에 없는 국가기간산업에 일반 기업의 회계기준을 들이대는 것이었다. 철도요금을 쉽게 올릴 수도 없고, 기본시설투자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도 없다면, 가장 손쉬운 방법은 임금을 깎거나 노동시간을 늘려 인건비를 절약하는 것이었다.

인건비를 줄이려는 허준영이 넘어야 할 산은 철도노조였다. 그래서일까, 2009년 말 정기 노사교섭 중 공사 측은 노조에 기존의 단체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겠다고 통보한다. 이에 노조는 적법한 쟁의 절차를 밟아 11월 26일부터 12월 3일까지 파업에 돌입한다. 철도공사는 파업 시 대체인력 투입은 불법이라는 충남지방노동위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지체 없이 대체인력을 투입한다. 국가기간산업이기에 한 순간도 중지될 수 없다나? 경영혁신을 이야기할 때는 기업마인드를 강조하고, 파업 때는 공무원마인드를 강조하니 어디에 장단을 맞춰야 할지.

아무튼 허준영은 마치 노조파업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대체인력을 투입하고 한 치의 협상도 없이 파업 이후 노조원들에 대한 대량징계에 착수한다. 파업부터 징계까지 노조 무력화를 노리기라도 한 듯이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결국 허준영은 190여 명을 해고하고, 1만 2천 명을 징계했다. 이에 인권단체연석회의 외 4개 단체는 <철도공사의 노조탄압 및 인권탄압에 관한 진상조사보고서>를 발표한다. 사상 초유의 노조탄압, 그 여파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어 작년 11월에는 파업으로 해고된 철도노동자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제 거칠 게 뭐가 있을까. 파업 이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허준영은 이렇게 말한다. "역세권 개발, 해외사업 등 부대사업이라 부르던 것을 '다원사업'으로 바꿔 돈이 되는 모든 부분에서 수익을 확보할 계획이다. 인력감축, KTX 수송 확대, 물류수송 분담률 향상, 외주사업 확대 등 경영 효율화에도 나설 것이다." 이전부터 진행되던 민자역사, 용산역세권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되고, 급기야 눈엣 가시처럼 여기던 노숙인을 역사에서 쫓아내기 시작한다. 노숙인을 잠재적인 범죄자, 테러분자로 상정하고, 고객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역사 안에서 쉬고 있는 노숙인을 주야간을 가리지 않고 쫓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허준영의 눈에 노동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돈을 버는 기계의 부속일 뿐이고, 노숙인 역시 사람이 아니라, 돈 한 푼 낼 수 없는 불쾌한 존재일 뿐이다. 이런 비판에 허준영은 뭐라고 답할까?

이건 모두 모함이라고?

허준영은 노원구에서 노회찬과 맞붙은 덕분에 여기저기서 인터뷰를 많이 했다. 인터뷰 때마다 농민 시위 과잉 진압과 코레일 사장 시절 노동자 탄압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이에 허준영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먼저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저는 아주 합리적인 노조관을 가지고 있고, 노조나 직원들을 늘 사랑하고 있습니다만, 제가 가보니까 연례적으로 그런 파업이, 명분 없는 불법 파업이 많이 자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라고 말하더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모함이라고 주장한다. "그것도 어떤 특정계층에서 저를 모함하는 이야기인데요. 제가 철도공사 사장을 약 3년 가까이 하면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해고한 분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좋아하시는데요. 저한테 격려하시고 정말 철도를 국민에게 사랑받는 철도로 바꾼데 대해서 많은 감사를 받았습니다." 이제는 한 술 더 떠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는 “제가 철도하면 파업이 연상되던 철도를 노사상생모드로 만들고...”라는 뻔뻔함까지 보인다. 그리고 작년 국정감사장에서 노숙인 강제퇴거조치에 대해 의원들이 묻자 "노숙자를 강제로 쫓아낸 게 아니라 역사에서 주무시지 못하도록 한 조치"라는 코미디 같은 답변을 하기도 했다.

뭐가 모함이라는 걸까? 노조나 직원을 사랑하는 데 노동자를 탄압한다고 모함했다는 걸까? 노숙인에게 역사에서 주무시지 말라고 했을 뿐인데, 강제퇴거 시켰다고 모함했다는 걸까? 뻔뻔한 걸 보니 정치인 자질은 충분하지만 그래도 후보사퇴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