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지 소식에도, 성주군수의 탄압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주군민의 촛불

국방부가 사드 배치 최적지를 성주군 성주읍 성산포대에서 성주군 초전면 달마산(롯데골프장)으로 바꾼 지난 9월 30일, 성주 군민들은 어김없이 해왔던 일인 것처럼 오후 7시 30분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80번째, 사드 배치 철회 촛불을 켰다.

국방부의 사드 배치 최적지를 롯데골프장으로 변경한다는 입장에 대해, “성주군민은 확정발표가 났어도 달라진 것이 없다. 성산포대 발표도 확정 발표 아니었나. 롯데골프장으로 확정했다고 해도 우리는 그대로 싸우는 것이라며 국방부 발표 자체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성산을 하든, 초전을 하든 우리는 어디든지 막는 것이다”라고 낮은 목소리지만, 당당히 밝혔다.

또한 다른 성주군민은 “제3부지 유력 소식을 들으니 참담한 심정이다. 성주에 사드가 배치된다고 치자. 대구비행장 가져오자는 소리도 있는데 K-2가 온다. 공군기지다. 미사일포대, 미군기지까지 있는 건데 중국 소련이 공격하기 딱 좋다. 유사시에 무조건 공격한다”며 어디로 발표되더라도 촛불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 군민의 발언은 촛불을 든 성주 군민, 모두의 한결같은 마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 성주 군민들은 김향곤 성주 군수를 중심으로 한, ‘제 3부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세력으로부터 탄압을 받았다. 그들 세력은 관용차를 동원해서 광장을 막고, 광장 전기를 끊어 버리고, 심지어 김향곤 성주군수의 처사를 규탄하는 군민을 고소까지 했다. 그러나 이러한 탄압은 성주 군민들의 성숙과 단결을 더욱 강고하게 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성주투쟁위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성주군민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그야말로 온전히 사드배치 철회를 감당하는 조직으로 발돋움하였다.

성주투쟁위, 성주군민을 투쟁주체로 세우다!

성주투쟁위는 성명서를 통해, "투쟁이란 존재하는 것들이 삶이 위기에 처해 그 생존이 위협받을 때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러한 성주 군민의 투쟁을 불순하다, 님비라고 힐난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비난을 온전히 감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투쟁위원회는 주민들 동원하고 명령하던 조직에서 주민을 진정으로 투쟁의 주체로 세우는 투쟁의 구성체가 될 것이며, 주민 한 명, 한 명 모두가 투쟁위 위원장으로서 사드배치가 철회되는 그날까지 모두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하였다.

성주투쟁위가 당당히 대외에 천명한 성명은 그저 단순환 활자의 집합으로 무미건조하게 휘발되어 버리지 않는다. ‘촛불 주민총회’를 최고 의결 기구로, 그 아래 공동위원장을 두는 체계를 갖춘 촛불집회가 매일 열린다. 이는 ‘21세기 아고라’다. 최근 투쟁위는 집회 장소를 성주군과의 합의만으로 군청 앞 광장으로 변경했던 결정에 대해서는, 촛불 참가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주민에 의한 민주적 절차가 담보되지 않는 투쟁은 결코 정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 사드를 반대하는 성주군민과 촛불집회가 성주투쟁위의 최고의결기관임을 다시 한 번 선언함으로써 진정한 투쟁구성체로 거듭났다.


성주군민은 끝까지 촛불 놓지 않을 것이다

성주 군민들로 하여금, 비가 오든 바람이 불던 성주군청 앞에 모여 촛불을 들게 한 것은 물 맑고 풍요로운 고향을 잃지 않겠다는 그들의 지고지순한 마음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성주군민의 저항은 단지 생존권적 투쟁에 머무르지 않는다. 사드배치의 근본적 원인이 극우안보논리만 되뇌는 박근혜 정권이 문제이고, 미군사패권주의의 망령이 한반도에 오롯이 관철되어 사드가 성주까지 오게 된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인식 속에 성주 군민은 한반도 그 어디에도 사드는 배치되어서는 안 됨을 너무나 잘 안다. 그리고 성주에서 시작한 사드배치 반대투쟁을 성주에서 끝장내기 위해 촛불을 놓지 않으려 한다.

촛불집회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저녁 7시 30분에 시작된다. 여러 연사들이 발언을 하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공연자들이 무보수로 공연을 한다. 그리고 집회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노래 ‘헌법 제1조’의 합창으로 마무리 된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헌법 제1조는 사드반대를 위해 끝까지 촛불을 놓지 않는 성주 군민에 의해 온전히 밝혀지고 있다. 성주군민을 대상이 아닌 투쟁의 주체로 세우고, 또 그 과정의 민주적 절차를 원칙으로 삼는 성주의 투쟁 속에 바로 헌법 제1조의 정신이 살아 숨 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