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천주교인권위, 다산인권센터 등으로 구성된 밀양인권침해감시단은 공사가 재개된 지난 10월 1일부터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인권침해감시단을 파견하여 인권침해 상황을 감시하고 이를 보고서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http://my765kvout.tistory.com 페이지로 가시면 이전 보고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밀양 2013년 10월 17일 상황에 대한 인권단체들의 약식보고서(10)
10월 17일엔 바드리마을(84, 89번 현장)에서 활동했습니다. 긴급상황이 벌어지는 마을에 대한 현장활동은 당분간 계속됩니다.
경찰은 바리케이트와 채증으로 주민들을 도발하지 마라.
경찰은 16일 새벽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된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9월 김정회 대책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부터 시작하여 총 7건의 구속영장 청구가 있었지만 실제 영장이 발부된 경우는 1건에 불과하다. 즉 경찰들이 주민들을 위축시키고, 겁박하기 위해 영장 청구를 남발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축시키기 위한 경찰의 행동은 17일 10시에 진행되었던 기자회견에서도 이어졌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차량을 통제하고, 기자회견 내내 사복경찰과 정복경찰을 동원하여 기자회견 참여자들을 채증했다.
1. 마을 입구에 들어선 바리케이트, 심각한 통행권 침해
17일 10시 바드리 마을에서는 밀양주민들의 신고리3~4호기 준공 지연과 관련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부터 50여 명의 경찰 병력이 바드리 마을 입구 앞에 배치되었고, 경찰은 ‘기자회견이 이루어진다.’는 이유로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차들을 검문하고, 차량출입을 통제했다. 기자회견이 이루어진다는 이유로 바리케이트를 쌓고, 병력을 배치하여 통행을 제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을 주민들은 도로에 앉아 농성을 하더라도 차량통행을 막거나 방해한 적은 없다. 심지어 오늘 있었던 기자회견 중에도 주민들은 차가 지나갈 때마다 자리를 비켜준 바 있다. 오히려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를 주는 것은 경찰들의 과도한 대응이다. 실제 경찰들이 마을 입구에 배치되어 있기에 일부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경찰 병력 옆에 난 폭도 얼마 안되는 좁은 공간으로 통행을 해야만 했다. 무엇보다 경찰들의 과도한 대응은 사람들에게 위압감과 거부감을 심어 통행 자체를 꺼리게 만든다. 다른 지역에서 온 주민들이나 연대하러 온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경찰이 무서워서 들어오는 것이 꺼려진다.”라고 증언한다. 이렇듯 바리케이트를 쳐놓고, 병력을 배치하여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의 행위는 주민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통행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며, 위압감을 주는 심각한 월권행위이다. 이에 바드리 마을 안에 있는 ‘사자평명물식당’ 사장과 관계자, 그리고 변호사는 경찰의 영업방해 행위를 항의하러 경찰관계자를 만나러 가기도 하였다.
2. 근거도 원칙도 없는 무차별적인 채증
밀양에서 경찰의 채증은 이미 여러 차례 문제가 된 바 있다. 경찰의 채증 행위는 참여자들을 위축시키고, 도발시킨다. 실제 밀양에서도 경찰의 채증에 주민들이 항의하면서 경찰과의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17일 기자회견에서도 경찰은 무차별적인 채증을 시도했다. 기자회견이 시작하기도 전부터 경찰의 채증은 시작되었다. 경찰의 채증이 이루어지고 이에 대해 감시단이 항의하는 과정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수차례 반복해야만 했었다. 이전 보고서에서도 지적했듯 대법원에서는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채증의 요건을 엄밀히 적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현행범인 경우나 범죄 사실이 발생한 직후에 경찰의 채증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채증이 필요한지 여부를 따지지도 않은 채 일단 하고 보자는 식으로 무분별하게 주민들을 채증하고 있다. 차분하게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채증은 수시로 이루어졌다.
<사진 1> 경찰이 개인 스마트폰으로 채증 중이다.
17일에는 경찰의 채증에 대해 감시단과 주민들의 항의할 때, 대부분의 경우 채증을 중단하는 편이었다. 이는 경찰 스스로도 당시 이루어진 채증이 적법한 근거를 가진 정당한 공무집행이 아님을 알고 있음을 반증한다. 즉 채증이 불법적이고, 불필요하며, 과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시인하는 셈이다.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영상정보 수집은 기본권 침해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경찰이 채증을 통한 정보 수집을 할 수 있는 필요최소한의 상황에 대한 엄격한 법적 규제와 규정이 필요함을 밀양에서 경찰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다. 경찰의 채증에 대한 항의가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 플랜카드 뒤편에서는 감시단이 항의하면 채증 카메라를 내렸다가 다시 몰래 채증하는 일이 반복되었다.
<사진 2>기자회견 플랜카드 뒤편에서 감시단이 항의하면 채증 카메라를 내렸다가 다시 몰래 채증하는 경찰
한편, 17일에는 한 여성이 주민들이 구호를 외치는 순간만을 노려 개인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그 여성은 감시단이 경찰인지 직접 물었을 때 자신은 경찰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그가 경찰임이 분명해 보이는 정황적 근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만약 경찰임을 숨긴 것이라면, 이것은 신분을 숨긴, 명백한 민간인사찰이다.
3. 상황일지
바드리마을 입구(84번, 89번 송전탑 현장)
10월 17일 목요일
(인권침해감시단 도착 이전 경찰은 주민들 5명이 길가에 앉았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담요에 눕혀 캠핑장으로 이동시켰다고 함.)
0945 바드리마을 입구 도착. 마을 입구에서부터 경찰 병력을 배치하여 차량들의 진입을 막음. 차량 진입을 막는 이유에 대해 경찰에게 물어보자 기자회견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답함. 기자회견 물품을 실은 차량의 경우에도 경찰에게 협조를 요청했지만 바드리 마을 입구에서 차량을 통제하던 경찰은 보고를 통해 협조를 하기 보다는 안된다는 이야기만 반복함. 도로에 가득하게 배치된 경찰은 불필요하게 이동하면서 주민들을 수시로 자극함.(지난 기간 동안 경찰에 의해 이루어진 폭력과 욕설 등으로 인해 주민들은 경찰과 대면하는 것만으로도 자극을 받는 상황임)
<사진 3, 4> 수십명의 경찰이 배치되어 있는 바드리 마을 입구, 경찰들이 차량통행을 막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 5> 경찰이 바드리 마을 입구에 배치한 병력 때문에 기자회견 참여자들이 병력들 옆 좁은 길로 지나다니고 있다.
<사진 6> 감시단이 마을에 도착했을 당시 여경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밀양 주민
1005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전 취재진들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TV조선 기자에게 취재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기자에게 항의함. 약간의 충돌 발생. 이계삼 선생님이 주민들을 자제시키면서 취재 자체는 허용하자고 이야기를 했고, 충돌은 종료 됨.
1006 사자평명물식당 앞에서 기자회견 시작.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경찰 채증이 수시로 이루어짐. 채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항의함. 감시단의 항의와 기록에 경찰이 자기는 왜 찍냐는 이야기를 함. 발언자들에 대한 채증이 수시로 이루어졌고, 성미산 마을 학생들이 발언과 노래를 하는 동안에도 채증이 이루어짐. 노래하는 장면을 왜 찍냐는 질문에 경찰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 기자회견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함.
<사진 7> 채증 중단을 요청하는 감시단에게 항의하는 경찰
1120 기자회견을 마치고 주민들이 이동하자 경찰 병력 철수 시작.
1200 주민들 점심식사
1730 감시활동 종료.
* 아침부터 바드리마을 입구에서 경찰의 차량 출입 통제가 있었음.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에도 2중으로 바리케이트를 설치하고 차량 출입 통제가 수시로 가능할 수 있도록 병력 배치를 지속함.
<현장에서 특별한 상황이 진행되지 않았을 때 지난 기간 동안 밀양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인터뷰 진행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