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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후원회원께 드리는 글

 미·영 연합군의 이라크 침공 이래 이라크에서는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제 죽은 이라크인은 아직은 살아있는 이라크인에게 절친한 친구, 사랑스러운 연인, 다정한 부모, 목숨 같은 자식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지금 옆에 앉아 TV를 보는 가족이고, 내일 일터에서 만날 동료이고, 오늘 저녁 술 한잔 하기로 한 친구이며, 주말에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로 한 사랑하는 그녀 또는 그와 조금도 다름없습니다.

     며칠전 미군은 팔루자 공격으로 저항세력 몇 천명을 소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두달전 이라크에서 돌아온 이동화 씨는 이라크에서는 지금 저항세력과 민간인의 구분이 없다고 전합니다. 바로 옆에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랑하는 사람이 거짓말처럼 죽어 쓰러지는데 누가 저항하지 않겠습니까?

 지구 저편에서 분명히 일어나고 하루하루 신문의 국제면을 장식하긴 하지만, 내 눈앞에 직접 보이지는 않아 긴가민가 하는 슬픈 이야기. 빨리 전쟁이 끝나서 더 이상 사람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보는 안타까운 이야기.  하지만, 바램만으로 전쟁은 절대 끝나지 않습니다. 학살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일상을 다 내던지고 지금 당장 이라크로 날아갈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유지하며 일상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도 그것이 모인다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