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는 ‘내 인생의 태풍’을 아그대다그대 이야기합니다.
세주
나는 태풍은 아무래도 대학 시절에 많이 맞이했던 듯? 맞이했다기 보다는 태풍을 만들었던 듯 해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기에... 적당히 했어야 하는데.. ㅡ_ㅡ 요새는 그래도 조금은 태풍이 지난 듯 고요~합니다. 어쩌면 태풍의 눈 한가운데 들어와있는데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대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하지..??? 체력단련을 해야 할까요?? 무엇인가 다시 축적해야지요... 다음에 맞을 태풍을 대비하여..?? 그보다도 태풍을 만들 힘을 키워보는 것이지요.. 에너지를 축적하여.. 태풍을 던진다~~ 얍!
바람소리
내 인생에 태풍이 왔던 적은 한 3번 정도 있었던 거 같다. 20대에 처음 맞은 태풍은 너무 힘들어서 연일 술을 마셨고, 술마시다 실수도 했다. 30대 초반에 맞은 태풍은 힘들었지만 고요했다. 마치 태풍의 눈처럼. 술도 마시지 않고 다른 일을 묵묵히 했다. 40이 되던 해에 태풍이 불어왔는데 견딜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숨을 수도 없었다. 이제 술먹고 20대처럼 실수를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었고, 어디론가 훌쩍 태풍을 피해 달아날 수도 없는 자리에 있었다. 그냥 태풍을 안 맞은 것처럼 태연히 생활했다. 그래도 태풍이 할퀴고 간 자리에 상처는 움푹하다.
정록
음... 난 주로 태풍의 눈에 있었던 듯. 나는 괜찮았는데 돌아보니 주위가 초토화되었다능 ㅋㅋ
ㅁ
시끌시끌했던 볼라벤이 중부지방 올라온다던 8월 28일, 전날 과음으로 인한 숙취를 달래면서 비바람 맞으며 흔들흔들 사무실에 올라왔건만, 열리지 않는 현관문. 긴급전원을 이용하기도 하고 한참을 기다리기도 했지만 전자키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 거에요. 문 사이 꽂혀있던 쪽지는 일숙과 정록이 2시간 가량 씨름하다 철수하고 밥 먹으러 갔다는 것. ㅠㅠ 젠장, 빨리 바꿨어야 했는데... 지난 번에 오름 우편발송하려고 토요일에 나왔다가 씨름하다 간 적이 있거든요. 다른 이들도 곤란했던 경우들이 몇 번 있었는데... 건전지를 갈아끼우면 괜찮다, 누가 안쓰는 전자키를 준댄다 그래서 좀 기다려보기로 했었던 게 후회막심. 이런 날씨에 기사님을 부르는 것만큼 못된 짓도 없을 것 같아 사람들과 통화하여 사무실 휴무하기로 했어요. 마당에 놓아둔 화분들과 분리수거함이 날아갈까봐 나름 한 쪽에 바리케이트마냥 쌓아두고 저도 철수. 하루종일 사무실에 있을 계획으로 사온 30cm 큼지막한 샌드위치를 도로 들고 갔네요. 가게들마다 유리문에 테잎질을 해두고, 이번 태풍 대비를 단단히 했는데 중부지방은 큰 일 없이 지나갔어요. 남쪽에는 피해가 크다고 하는데, 위로를 전합니다.
ㅎㅊ
예전에 한창 펑크키드로 공연보러 다녔을 땐 정말 태풍의 중심에서 막 날뛰면서 놀았었다. 그러다가 요즘 공연장에 가면 그 중심에 가서 놀고 싶더라도 괜히 부딪히고 그럼 그 다음날 힘들까봐 변두리에서 흥겹게 노래를 듣고 춤만 추는 정도로 논다... 아, 멀리서 바라보면 정말 들어가고 싶은 공연장 놀이문화의 태풍의 중심.. 난 언제쯤 다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승은
태풍 볼라벤이 올라오던 날, 덜컹거리는 창문을 걱정하며 슬며시 잠이 들었다. 밖에 나갈 수 없고 조카는 어린이 집에서 오지 말라는 통보를 받은지라, 어쩔 수 없이 조카를 돌보았다. 어린이 집까지 휴교령이 떨어진지라 월차를 낼 수 없는 회사에 다니는 부모들은 이래저래 고생한다.